정반대 전략 선택한 종근당…‘R&D 조직 분사’ 전략 통할까

입력 2026-07-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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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종근당이 연구개발(R&D) 조직을 분사해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신약과 기술 개발 전문성을 높이기에 나섰다.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과 중복상장 규제에 대응해 자회사를 합병하는 것이 유리하게 여겨지는 업계의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전략이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종근당은 연구개발 전문 자회사 ‘뉴라테온’과 ‘아첼라’를 설립했다. 종근당은 효종연구소에서 신약, 바이오, 기술 등 3개 분야를 세분화해 연구 조직을 운영해 왔다. 앞으로 기술 개발은 뉴라테온, 신약 개발은 아첼라가 주력할 예정이다.

효종연구소의 연구개발 인력과 파이프라인들은 뉴라테온과 아첼라가 이어받는다. 뉴라테온은 신약 제형, 개량신약, 제네릭, 일반의약품(OTC), 분석연구, 제제연구, 약물전달시스템(DDS) 등을 광범위하게 연구한다. 종근당 연구소 출신의 원동한 상무가 뉴라테온의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아첼라는 종근당의 차기 국산 신약으로 꼽히는 핵심 신약 후보물질들을 개발한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후보물질 ‘CKD-508’,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 및 당뇨 치료제 후보물질 ‘CKD-514’, 뇌혈관장벽(BBB) 투과가 가능한 신경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CKD-513’ 등 3개 파이프라인에 집중한다. 아첼라의 대표이사에는 종근당 연구소 출신의 이주희 박사가 임명됐다.

종근당의 R&D 조직 분사 전략은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의 흐름과 대조적이다. 약가인하 정책의 타격을 줄이려면 R&D 전문 자회사를 다시 끌어안는 것이 유리해서다. 다음 달부터 제네릭 가격은 오리지널 대비 53.55%에서 단계적으로 45%까지 인하되는데,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을 획득한 회사는 오리지널 대비 제네릭 약가를 49%까지 우대받을 수 있다. 현행 혁신형제약기업 인증 기준은 연 매출 1000억원 미만 기업의 경우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 7%,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은 5% 이상이며, 인증 기준의 비율을 각각 9%, 7%로 상향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R&D 전문 자회사의 자금 확보 난이도가 높아지는 환경 역시 종근당이 돌파해야 할 허들이다. 현재 금융 당국은 이른바 ‘쪼개기 상장’을 차단하기 위해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을 고려하지 않는 비대칭적 중복상장은 앞으로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모회사가 주주 보호 대책안을 수립하고 주주들의 동의를 받는 등 엄격한 기준을 통과하면 예외적으로 상장을 허용할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R&D 자회사를 다시 합병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했다. 휴온스는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하이디자임주(HLB3-002)’와 약물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자회사 휴온스랩을 합병하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일동제약 역시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파도프라잔’과 경구용 GLP-1 비만 치료제 ‘ID110521156’ 등을 개발해온 자회사 유노비아 흡수합병 절차를 지난달 마무리했다.

뉴라테온과 아첼라가 분사 이후 명확한 R&D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제약사의 R&D 전문 자회사 선례로 꼽히는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0년 제일약품의 100% 출자로 설립돼 2024년 국산 신약 37호 ‘자큐보’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코스닥 상장까지 성사했다. 자큐보는 국내외에서 상업화에 성공해 자체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벌어들이고 있다. 뉴라테온과 아첼라에 당분간 모회사인 종근당의 대규모 자금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파급력이 큰 결과물 없이는 지속되기 어려운 구조다.

종근당 관계자는 “종근당 연구소에서 분사된 자회사는 종근당이 그간 수행했던 연구를 그대로 계속 진행하며, 종근당이 자회사에 연구 용역비를 지급한다”라며 “이런 방식으로 지출하는 비용은 모두 종근당의 R&D 투자금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혁신형제약기업 인증 기준을 충족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앞으로 자회사들이 자체적으로 고객사를 확보하고 독립적으로 크게 성장할 경우 상장을 고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면서도 “현재로써는 자회사 상장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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