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떠나는 입점업체, 매장 지키는 직원들…홈플러스 '운명의 주말'

입력 2026-07-1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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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영업 중단 우려에도 직원들 매장 지키며 정상 운영
일부 입점업체 철수·재고 할인…MBK·메리츠는 평행선

▲홈플러스 금천점 입구에 '정상영업합니다'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홈플러스 금천점 입구에 '정상영업합니다'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홈플러스 금천점은 정상영업합니다.

11일 서울 금천구에 있는 홈플러스 입구에는 정상 영업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협력업체 납품 차질과 인력 이탈 등으로 '주말 정상 영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매장은 예정대로 문을 열었다. 장을 보러 나온 고객들의 발길도 이어졌고 직원들은 입고된 상품을 진열하며 평소와 다름없이 손님을 맞고 있었다.

하지만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분위기는 달랐다. 신선식품 코너에서는 과일과 채소 진열대가 군데군데 비어 있었고 냉장·냉동식품 코너도 빈 선반이 적지 않았다. 일부 매대에는 상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남아 있는 상품을 한쪽으로 모아 진열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럼에도 현장의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직원들이 새로 들어온 상품을 하나씩 진열대에 올리면서 흐트러진 매대를 정리했다. 고객 문의에도 친절하게 응대했다.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회사의 앞날은 불투명해졌지만 매장에서는 평소처럼 영업을 이어가려는 움직임이 계속됐다.

▲홈플러스 금천점에서 직원이 매대를 정리하며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홈플러스 금천점에서 직원이 매대를 정리하며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한 직원은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위에서 어떤 논의가 오가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며 "저희는 매장에서 맡은 일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은 되지만 하루빨리 문제가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입점업체에서도 위기의 흔적이 드러났다. 일부 매장은 간판만 남긴 채 문을 닫고 점포 정리에 들어갔다. 영업을 이어가는 곳도 남은 재고를 매장 앞까지 꺼내놓고 할인 판매를 하고 있었다. 앞서 협력업체 납품 중단과 시설관리·청소 등 외주 인력 이탈로 이번 주말 정상 영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현장은 비교적 차분했다.

▲홈플러스 금천점의 냉장식품 코너의 진열대가 비어 있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홈플러스 금천점의 냉장식품 코너의 진열대가 비어 있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직원들의 노력으로 정상 운영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들의 기대와 달리 운영자금을 둘러싼 MBK와 메리츠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MBK는 점포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메리츠는 담보권과 채권 회수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점포 매각이 이뤄져도 매각 대금 상당 부분이 담보·선순위 채권 회수에 사용될 가능성이 커 실제 영업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생계가 막막해진 직원들은 대주주와 채권단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전날 MBK 본사에서 농성을 벌인 데 이어 14일에는 MBK 경영진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MBK가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그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금천점 내 한 매장이 문을 닫고 철수 준비에 들어갔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홈플러스 금천점 내 한 매장이 문을 닫고 철수 준비에 들어갔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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