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교부금 개편 놓고 ‘팽팽’…“총액 늘리되 구조 손질” vs “교육 안전망 지켜야” [종합]

입력 2026-07-0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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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기획예산처 공동 공개 토론회 개최
‘내국세 20.79%’ 유지 여부 핵심 쟁점
교원 3단체 “학생 수 아닌 교육수요 반영해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왼쪽)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미래세대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공개 토론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왼쪽)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미래세대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공개 토론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편을 둘러싼 정부 내 공개 토론이 처음 열렸지만 기획예산처와 교육부의 입장 차는 끝내 좁혀지지 않았다. 기획처는 교육교부금 총액과 학생 1인당 지원은 늘리되 내국세 연동 구조는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교육부는 현행 법정교부율 20.79%를 공교육 안전망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맞섰다.

교육부와 기획예산처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재정의 새 물길을 열다: 미래세대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은 이재명 대통령의 제안으로 마련된 첫 공개 논의로, 내국세의 20.79%를 시·도교육청에 자동 배분하는 현행 교육교부금 구조를 유지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기획처는 교육재정을 줄이자는 것이 아니라 시대 변화에 맞게 배분 방식을 바꾸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교부금을 결코 축소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래 교육 수요에 대응해 교부금 총액과 학생 1인당 교부금은 계속 늘어나도록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교육위원회에서 교부율을 22%로 높이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지난 10년간 교육환경은 크게 달라졌다”며 “초·중등 교육뿐 아니라 영유아, 고등교육, 평생교육까지 균형 있게 투자할 수 있도록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수에 따라 교부금이 급등락하는 현행 방식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6조4000억원, 11조원이 추가 교부됐지만 이후에는 세수 감소로 10조원 이상 줄어드는 등 재정 변동성이 반복됐다”며 “학령인구 변화도 이제는 교부금 산정에 반영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교육부는 교육재정 개편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내국세 연동 구조를 흔드는 데에는 선을 그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교육재정 개편은 단순히 예산을 줄이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소중한 교육재원을 어떻게 지혜롭게 배분할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논의가 학생이 줄었으니 예산도 줄여야 한다는 식의 경제 논리와 수치상의 효율성 중심으로 흐르는 것은 우려스럽다”며 “내국세 20.79%는 경기 변동이나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공교육을 지켜온 가장 강력한 안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법정교부율은 유지하되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재원이 발생할 경우 영유아교육과 고등교육, 평생교육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토론에서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렸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1972년 교부금 제도가 만들어질 당시 6~17세 인구는 1000만 명을 넘었지만 현재는 50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드는데 세금이 더 걷힌다는 이유만으로 자동 배분액이 커지는 것이 국가재정 전체 측면에서 적절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육재정을 안정시키려던 세수 연동 방식이 오히려 재정을 들쑥날쑥하게 만들고 있다”며 정책 환경과 국가 재정 여건을 반영한 새로운 배분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8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사노동조합연맹,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3개 교원단체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사노동조합연맹,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3개 교원단체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이선호 한국교육개발원 미래교육연구본부장은 학생 수 감소가 교육 수요 감소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본부장은 “학교는 이제 수업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돌봄, 복지, 학생 정서 지원, 안전관리까지 책임지고 있다”며 “다문화 학생과 특수교육 대상자가 늘고 있는 만큼 학생 수만으로 교육재정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학생 1인당 교육비 비교에 대해서도 “우리나라는 학교급식과 방과후 돌봄, 안전관리 등 다른 나라에서는 지방정부가 맡는 비용까지 학교 예산에 포함되는 만큼 단순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교육계에서도 교육교부금 축소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교원단체들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교부금 축소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노동조합연맹은 “학생 수만으로 교육재정을 판단할 수 없다”며 “학교 수와 학급 수, 특수교육, 기초학력, 노후시설, 안전 등 실제 교육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재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유아·고등·평생교육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유·초·중등 교육재정이 그 재원을 부담해서는 안 된다”며 “필요한 예산은 별도 국가재정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재정 운용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시·도교육청의 현금성 지원사업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교육부는 기준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복 현물 지원이나 현장체험학습비처럼 학교에 직접 지원하는 사업은 제외하고 사회·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보편적으로 현금이나 바우처를 지급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관리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재정안정화기금이 과도하게 쌓여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교육부 측은 “2022년 20조원을 넘었던 기금은 교부금 감소를 보전하는 데 활용되면서 현재는 약 2조원 수준으로 줄었다”며 “기금은 남는 돈이 아니라 세수 감소기에 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완충 장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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