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의 무덤 ‘안구건조증’…K바이오 도전 성공할까

입력 2026-07-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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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4년 23조원 규모로 성장 가능성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환자 수는 많지만 신약 개발은 유독 어려워 ‘신약개발의 무덤’으로 불리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달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번번이 임상시험에서 고배를 마신 분야지만 성공할 경우 수조원 규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만큼 K바이오의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안구건조증은 눈물 분비 감소 또는 눈물막 이상으로 안구 표면에 염증과 손상이 발생하는 만성 질환이다. 고령화와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로 환자가 꾸준히 늘면서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포춘인사이트 비즈니스에 따르면 전 세계 안구건조증 시장 규모는 2025년 80억달러(12조2000억원)로 평가됐으며 2026년 85억5000만달러(13조1000억원)에서 2034년까지 150억9000만달러(23조12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시장성과 달리 신약 개발은 쉽지 않다. 안구건조증은 눈물 생성 감소, 눈물 증발 증가, 마이봄샘 기능장애, 염증 등 원인이 환자마다 달라 하나의 기전만으로 모든 환자에서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 또한 환자가 느끼는 안구 불편감과 눈물 생성량, 각막염색점수 등 객관적 지표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임상시험에서 주요 평가변수를 충족하기 어려운 질환으로 꼽힌다.

이 같은 어려움에도 국내 기업들은 다양한 기전으로 신약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가장 앞선 곳은 아주약품과 지엘팜텍이다. 양사가 공동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코플라본’은 국내 임상 3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허가를 획득하면 국산 신약으로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휴온스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휴온스는 3일 펩타이드 기반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HUC1-394'의 국내 임상 2상 첫 환자 등록(FPI)을 완료하며 본격적인 임상에 돌입했다. 지난 3월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번 임상은 국내 주요 의료기관에서 안구건조증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HUC1-394는 염증 해소 과정에 관여하는 FPR2(Formyl Peptide Receptor 2)를 활성화하는 펩타이드 기반 점안제로 기존 치료제처럼 염증을 단순히 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손상된 안구 조직의 회복을 유도하는 차별화된 기전을 갖췄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의 글로벌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임상 3상에서는 두 차례 모두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눈물 생성량을 평가하는 셔머 테스트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현재 진행 중인 3상 톱라인 결과는 올해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안구건조증은 국내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들도 번번이 실패한 분야다. 미국 바이오기업 앨데이라 테라퓨틱스(Aldeyra Therapeutics)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프로살랩(Reproxalap)’으로 2023년 11월 첫 번째 미국 식품의약국(FDA) 보완요구서(CRL)를 받은 데 이어 2025년 4월과 2026년 3월에도 연이어 허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노바티스도 항-TNF 기전의 안구건조증 치료제 ‘리카민리맙(Licaminlimab)’을 후기 임상까지 개발했지만 기대했던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개발을 중단했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조차 수차례 실패를 경험할 정도로 안구건조증은 신약 개발 난도가 높은 질환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의 미충족 의료수요(Unmet Needs)가 여전히 크다고 본다.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들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거나 점안 시 자극감으로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보다 빠르게 증상을 개선하면서 부작용을 줄인 신약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구건조증은 환자 수는 많지만 임상 성공률이 매우 낮아 글로벌 빅파마들도 쉽게 넘지 못한 분야”라며 “기존 치료제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효과와 안전성을 개선한 신약이 등장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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