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서울고검에서 유가담합 사건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며 SK에너지,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OIL 등 4개 법인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담합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주도한 HD현대오일뱅크 가격결정부서 부서장 A씨를 구속기소하고 책임매니저 B씨, 법무실장 C씨, GS칼텍스 국내영업 부문장 D씨를 불구속기소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정유4사 가격결정부서 직원들의 휴대폰 약 100대를 압수수색해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정유사 직원들 대화방에 "우리 올해 2조 벌 듯", "역시 전쟁으로 먹고사는 회사. 트럼프 만세"라는 대화가 오간 점도 확인했다.
검찰은 “미국·이란 전쟁 발발 당시 4대 정유회사들은 상당한 양의 원유를 이미 비축해둬 가격 급등의 필연적 사유가 없음에도 모든 회사가 일제히 전례를 찾을 수 없는 규모로 입금가를 폭등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수사결과 SK에너지가 HD현대오일뱅크 대비 약 30~40원 더 높은 방식으로 가격을 일거에 폭등시키기로 담합했고, GS칼텍스와 S-OIL은 전쟁 위기에서 앞의 두 회사가 가격을 급등시키자 그 가격 흐름을 그대로 추종해 자신들도 가격을 상승시켜 이윤추구의 기회로 삼는 방식으로 범행에 편승했다”고 전했다.
이어 “신속한 가격 담합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가 이미 2024년 7월경부터 상호 입금가 정보를 공유하며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입금가를 결정하는 방법으로 시장점유율을 공고히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 사건 직접 담합 규모가 14조2000억원에 이르고, GS칼텍스와 S-OIL의 범행 편승에 따른 파급 효과까지 고려하면 약 26조원 상당의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정유4사가 2021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주유소들에게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전량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공급 가격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타사 제품을 공급받은 주유소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 배상청구, 비용 회수, 보너스카드 중단 등 불이익 제공한 혐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나 공조부장은 "주유소 입장에서는 정유사가 매일 통보하는 입금가를 보고 일반 국민에게 파는 소매가를 책정한다"면서 "정유사가 이 가격을 일방적으로 정하는 독특한 거래구조를 띄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일방적인 거래구조가 가격담합 등에 본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앞서 유가담합 사건 인지수사에 나선 검찰은 지난 3월 정유4사와 이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대한석유협회를 압수수색했다. 4월부터 사건 관련자를 소환조사했고 6월 HD현대오일뱅크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국가적 혼란을 틈타 유가 교란의 중대 범죄를 범한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산업통상부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