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로 연 유한양행 100주년…글로벌 50대 제약사 향한 청사진[CEO 탐구생활]

입력 2026-07-0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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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R&D·API 양축 성장 전략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사진제공=유한양행)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사진제공=유한양행)

국산 항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유한양행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렉라자의 글로벌 상업화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국내 전통 제약사 최초 연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고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유한양행은 이제 ‘글로벌 50대 제약사’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신약 연구개발(R&D)과 원료의약품(API)을 양축으로 한 성장 전략을 통해 내수 중심 제약사를 넘어 글로벌 혁신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유한양행의 변화는 렉라자에서 시작됐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글로벌 파트너사 존슨앤드존슨(J&J)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하며 국산 항암 신약 최초로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유럽을 비롯해 중국, 일본, 호주 등으로 허가를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렉라자의 성장 여력이 여전히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리브리반트의 피하주사(SC) 제형이 글로벌 허가를 받으면서 환자들의 투약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고 향후 병용요법의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 발표도 예정돼 있어 처방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폐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렉라자의 시장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렉라자의 성공은 유한양행의 실적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글로벌 상업화에 따른 대규모 마일스톤 유입과 로열티 수익이 본격화됐고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 사업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외형 확대를 뒷받침했다.

그 결과 유한양행은 연결 기준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전통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단순히 외형이 커진 것을 넘어 자체 개발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잇는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임상 단계가 가장 앞선 후보로는 면역글로불린E(IgE) 저해 기전의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와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YH25724’가 꼽힌다. 이 밖에도 항암과 대사질환, 희귀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며 ‘제2, 제3의 렉라자’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제공=유한양행)
(사진제공=유한양행)

연구개발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 유한양행은 차세대 치료기술을 전담하는 ‘뉴모달리티(New Modality)’ 조직을 신설하고, 새로운 연구개발 모델인 ‘뉴코(New Co)’ 전략을 제시했다. 외부 기술 도입과 오픈이노베이션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 연구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조기 사업화 가능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또 하나의 성장축은 원료의약품(API) 사업이다. 유한양행 자회사 유한화학은 글로벌 빅파마를 대상으로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 공급과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한 원료 생산을 넘어 공정 개발부터 상업 생산까지 수행할 수 있는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공급망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생산능력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증설한 HB동을 본격 가동하며 글로벌 고객사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으며, 증가하는 수주에 맞춰 HC동 증설도 추진 중이다.

이처럼 유한양행은 혁신 신약과 원료의약품이라는 두 개의 성장축을 동시에 강화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있다. 신약은 고부가가치 수익을 창출하고, API 사업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뒷받침하는 구조를 구축해 성장성과 안정성을 함께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00년 역사를 가진 유한양행의 목표는 분명하다. 렉라자 하나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해서 경쟁력을 갖춰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제약사로의 체질 전환은 이미 시작됐다. 렉라자가 연 글로벌 시장의 문을 발판 삼아 유한양행이 창립 100주년 이후 어떤 성장 스토리를 이어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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