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세계가 주목하는 K바이오…정부가 날개 달아야

입력 2026-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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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USA(BIO International Convention 2026)는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위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무대였다.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인 바이오USA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 바이오산업만을 조명하는 공식 특별세션이 마련돼 큰 주목을 받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참가 기업 수나 전시 규모를 이야기하는 국가였다. 이제는 글로벌 산업계가 “왜 한국인가”를 논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행사에 참가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에이비엘바이오, 동아ST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이전, 공동연구, 생산 협력 등을 논의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운영한 한국관 역시 국내 바이오벤처들의 기술력과 혁신성을 세계 시장에 알리는 플랫폼 역할을 했다. 기술이전과 공동개발, 투자 상담 등 후속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비즈니스 성과도 적지 않았다.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한국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더 이상 ‘잠재력 있는 회사’가 아니라 ‘함께 사업해야 할 파트너’로 인식이 변화했단 점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검증하는 단계를 넘어 적극적으로 협력을 제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이 아시아의 차세대 바이오 혁신 허브라는 평가가 공식 행사에서 나온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국내 바이오헬스케 산업의 체력도 이러한 평가를 뒷받침한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최근 발표한 ‘2026년 1분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동향조사’를 보면 상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82곳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 증가했다. 의약품 매출은 16.6%, 의료기기는 10.7% 늘었다. 수출은 16.7% 증가했고 의약품 분야 대기업의 수출은 23.4% 급증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제약바이오와 의료기리 등 헬스케어산업 전반의 성장세가 숫자로 입증된 셈이다.

고용도 늘었다. 전체 종사자는 4만8000명에 육박했고 연구개발 인력만 8000명에 달한다. 연구개발비는 전년 동기대비 18.5% 증가했다. 이러한 수치는 한국 바이오산업이 여전히 연구개발을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산업이 아니라 미래 기술에 투자하며 성장하는 산업이라는 의미다.

다만 한국 바이오산업은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지만 글로벌 신약개발 성과로 키워 낼 자금 조달 구조는 여전히 취약하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10년 이상, 수조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자금이 끊기면 개발도 멈춘다. 최근 몇 년간 바이오 투자 시장은 급격히 위축됐다. 벤처캐피털의 투자 규모는 감소했고 기업공개(IPO) 시장도 얼어붙었다. 바이오USA에서 수많은 해외 기업이 한국 기업을 찾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연구개발 자금을 걱정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다행인건 정부가 바이오·헬스케어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하고 육성에 팔을 걷었다는 점이다. 다만 정책과 예산은 아직 그 기대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한다. 우리는 여전히 부처별로 흩어진 지원사업과 단년도 예산 중심의 정책이 반복되고 있다. 신약개발은 1~2년으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최소 10년 이상 장기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연구개발 예산도 중요하지만 임상시험 지원, 기술사업화, 글로벌 진출, 생산시설 투자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민간 자금이 산업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정책금융 확대와 바이오 전용 펀드 조성, 세액공제 확대, 기술금융 활성화 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국가의 선택이다. 세계는 이미 한국 바이오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산업이 스스로 날개를 펼 수 있도록 제도와 자금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한국 바이오는 이제 막 도약을 시작했다. 더 높이, 더 멀리 날아오를 수 있을지는 기업의 노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국가가 얼마나 과감하게 투자하고 얼마나 일관되게 지원하느냐가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결정한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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