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협상력 키운다…소상공인, 대기업 상대 단체협상 '담합 예외' 추진

입력 2026-06-3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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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국무회의서 제도 개편안 논의

▲공정거래위원회 (이투데이DB)
▲공정거래위원회 (이투데이DB)

정부가 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을'이 대기업·중견기업 등 '갑'을 상대로 단체협상에 나설 때 공정거래법상 담합 규정 적용을 원칙적으로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개별 사업자 체제로는 거래 조건 협상이 어려운 경제적 약자들의 연합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그동안 사업자 성격이 짙다는 이유로 공정거래법 제재를 받아왔던 화물기사 등 노동조합의 단체행동에 대해서도 공정거래법 적용을 배제할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을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편방안'을 30일 국무회의에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단체협상은 별도의 사전 심사 없이 일괄 허용할 방침이다. 업종별 매출액 15억~140억 원 이하이면서 자산총액 5000억 원 이하인 소기업들은 대기업과 모든 중견기업을 상대로 공동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협상에 참여하는 사업자와 상대방, 구체적인 행위 내용을 확정해 공정위에 통지하면 즉시 담합 규정이 면제되며 효력은 5년간 유지된다.

시장 영향력이 비교적 큰 중기업이 포함된 단체협상은 최소한의 요건을 검증하는 '신고 후 허용' 방식으로 통제된다. 참가 사업자들의 연간 매출(매입) 합산액이 협상 상대방보다 작고, 해당 대기업에 대한 거래의존도가 30% 이상이어야 공동 행위가 가능하다. 요건을 증명하는 서류를 갖춰 공정위에 신고하고 수리가 완료되면 즉시 면제 혜택을 받으며 3년간 유효하다.

시장 왜곡이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사후 제동 장치도 마련된다. 단체협상 결과로 소비자 이익이 현저하게 침해되거나 시장 경쟁을 가로막을 우려가 크면 공정위가 '향후 금지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중간재 공급 중단으로 최종 제품 생산이 불가능해지거나 소비자가격이 급등하는 등 중대한 부작용이 우려될 때만 제한적으로 발동된다. 아울러 법적 안정성을 위해 과거의 행위는 처벌하지 않고 향후 행위만 차단할 방침이다.

소비자 이익을 저해하는 현저한 침해의 구체적 기준은 향후 하위 규정으로 명확히 정할 계획이다. 중기업 협상의 경우 참가사업자의 합산 점유율이 20% 이하이면 금지명령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공동 납품 거부 등의 보이콧으로 대규모 소비자 피해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조짐이 보이면 '임시 중지 명령'을 내려 단체행동을 즉각 중단시킬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고용노동부와의 협의를 거쳐 노동조합을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에서 전격 제외하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는 노동조합에 사업자 성격이 있다고 판단되면 이들의 단체행동을 부당한 경쟁 제한이나 사업자 수 제한 등 '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로 보고 과징금이나 형사 처벌을 부과해 왔다. 하지만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노동조합의 손을 들어주는 최근 법원의 판결 경향을 반영해 공정거래법 적용을 배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그동안 관계부처와 학계, 중소기업중앙회,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갑을 양측의 의견을 수렴하며 이번 개편안을 조율해 왔다. 공정위는 이번 국무회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가능한 한 신속하게 절차를 밟아 올해 안으로 관련 법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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