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 우려 속에서도 "하반기 원화 가치 절상" 낙관론 부상
'지정학 리스크 해소' 주요국 통화정책, 원화 가치에 영향
하반기 국내 증시로 돌아올 외국인 자금ㆍ기업수출 호조세

원·달러환율이 한 달 넘도록 1500원대를 웃돌고 있다. 2분기 평균 환율 역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외환시장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이 여느 때보다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일각에서는 하반기 환율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우리은행은 최근 하반기 환율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3분기 원·달러환율을 1490원대(1440~1560원), 4분기에는 1430원대(1380~1500원)로 제시했다. 다음달인 7월까지 1520원대를 이어가던 환율이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내년 1분기와 2분기 환율 수준은 각각 1400원, 1410원 수준으로 전망됐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원화 약세는 IMF나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이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수급 쏠림이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하루 평균 무역수지는 13억달러로 실물경기에서의 외화벌이는 어느 때보다 양호하다"며 "반도체 뿐 아니라 중공업 수주(4월 기준)도 최근 5년간 월 평균을 2배 웃도는 등 원화 기초체력은 견고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망은 국내 경제단체와 해외 IB 등을 통해서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는 최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주최한 환율 전망 세미나에서 하반기 환율에 대해 "1480원 안팎을 나타내다 점차 하락해 향후 6~12개월 사이 1450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 Ratings)도 "올해 말과 내년 한국 원화가 미국 달러화 대비 절상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낙관론을 펼치는 시장 관계자들은 환율 하락의 주된 배경으로 '불확실성 해소'를 꼽는다. 당장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에 대한 긴장이 완화될 경우 유가 뿐 아니라 물가, 환율에 미치는 부담이 낮아질 것이란 시각이다. 이는 주요국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질 경우 글로벌 유동성이 비달러화 통화자산으로 재편돼 약달러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리밸런싱(재조정)을 위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한 외국인들이 하반기 주식시장에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그동안 외국인들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차익실현이 원화 약세를 이끌었다면 하반기에도 이어질 반도체 호황이 해외 투자자금을 재차 끌어들여 환율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홍철 D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리밸런싱이 완료되는 7월부터 환율 상승압력은 완화될 것"이라며 "이는 금리에도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수출 기반 외화유동성이 양호한 점, 반도체 공급 병목을 반영한 수출기업 호실적이 당분간 기대되는 점도 환율 안정화 전망의 동력으로 거론됐다. 김진욱 씨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원화는 반도체 호황과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증가, 경상수지 흑자 지속 가능성에 따라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상대적으로 강한 미국 성장세와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입 등은 원화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