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미스터리'

입력 2026-06-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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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두고 한미 간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한국 정부와 군 당국은 “내일 당장 환수해도 문제 없다”며 신속한 전환에 무게를 뒀다. 미국 측은 전작권 전환 방침에 동의한다면서도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정치적 편의가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고 하더니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미군 계획과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미 의회도 행정부에 “이행과정과 평가를 보고하라”며 법적 통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한국 정부의 ‘속도전’에는 임기 내 치적을 쌓으려는 ‘정치적 계산’과 군사주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이념적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핵심 전력인 주한미군을 ‘외국군’이라 부르며 “우리 돈 내면서 우리 스스로 우리 방위를 책임질 건데 전시작전권을 왜 미국이 갖고 있나”라고 했다. 전작권 환수를 ‘자주국방’ 프레임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한미 정부는 1978년 대등한 자격으로 창설한 한미연합군사령부를 공동 지휘한다. 전작권을 행사하는 연합사령관(미군)은 유사시 양국 대통령, 국방장관(한미안보협의회의·SCM), 합참의장(한미군사위원회의·MC)을 거쳐 하달된 ‘전략지시 및 작전지침’에 따라 연합작전을 수행하게 돼 있다. 연합사령관이 미군에서 한국군으로 바뀌는 미래연합군사령부도 기본 구조는 변함없다. 연합사령관이 누가 됐든 한미 양국 정부의 공동지휘 아래 연합작전을 펼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전작권 환수 전이라고 ‘종속’된 게 아니고 환수 후라고 ‘자주’인 것도 아닌 셈이다.

한국군 사령관이 연합방위체제를 ‘주도’하는 건 그 자체로 의미 있다. 외형적으로 연합사가 한미 정부의 공동지휘를 받게 돼 있지만, 실질적 영향력까지 균형을 이뤘다고는 볼 수 없다. 한반도 유사시 한국의 전략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역할을 늘려가야 한다. 그렇다고 “전작권이 없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며 비분강개할 일은 아니다. 북한의 6·25 기습 남침으로 지도에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가 기적 같은 번영을 이룬 국가도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국 미국을 동맹으로 만든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이를 제도화한 ‘한미연합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우리는 그 안전판 덕에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면서 오늘날의 선진 한국을 일궈냈다.

전작권을 가져오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군 출신 장성들은 우리 지휘부가 싸우는 법을 모른다고 우려한다. 설마 싶지만 억측만도 아니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한국군 지휘부는 연합사령관에게 유엔사 교전규칙을 적용하는지 질의하고,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하면 된다’는 답을 받았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할지도 몰랐다는 의미다. 2022년 12월 경기도 상공에 북한 소형무인기가 침입했을 때도 군 지휘부 대응은 무기력했다. 북한 무인기는 3시간가량 우리 영공을 활보하고 돌아갔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이 세계 군사력 5위·방위산업 4위라며 자주국방을 강조하지만, 최고 무기를 가진 것과 싸울 줄 아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래서 환수가 시기상조라는 것도 현실을 외면하긴 마찬가지다. 1994년 평시 작전권을 가져오면서 능력 확보를 위해 시간을 벌자던 게 30년이 넘었다. 그간 전쟁기획과 작전지휘에서 멀어진 한국군이 미군에 의존한 채 전쟁할 줄 모르는 군대가 됐다는 비판도 뼈아프다.

북이 핵무력을 강화하고 동북아 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한미연합방위체제는 지휘구조 변화와 상관 없이 최고 수준이 돼야 한다. 이를 담보하기 위한 방안을 차분하게 준비하면서 동맹으로서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데 열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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