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李·文 청와대 오찬 계기 봉합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차기 당권을 둔 여당 내 신경전 가열에 제동을 걸었지만, 당내 갈등은 날로 고조되고 있다. 특히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 핵심 쟁점인 보완 수사권을 두고 선명성 경쟁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보완 수사권 폐지를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 내용을 검토하고 22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 법 개정에 나설 방침이다.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중수청 출범이 올해 10월로 다가온 만큼 검찰개혁 마지막 단추인 형사소송법 개정은 초읽기 과제”라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보완 수사권 완전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정리했다고 밝히자 민주당이 즉각 국회 차원의 작업에 나서겠다고 호응한 상황이다. 김 총리는 25일 기자회견에서 “그간 정부에서 논의하고 청취한 다양한 의견을 감안해 보완 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말했다.
검찰개혁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이지만, 후속 입법 중 하나인 보완 수사권 문제는 최근 여당의 당권 경쟁 한복판에 섰다는 점에서 관심받고 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연일 보완 수사권 전면 폐지를 강조하자 김 총리가 ‘예외 없는 보완 수사권 폐지’로 맞받은 국면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김 총리와 정 전 대표는 모두 8·17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김 총리의 보완 수사권 관련 발표 직후 정 전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보완 수사권 전면 폐지, 정부안 제출 안해? 1년 동안 허송세월을 한 것은 아닌지”라며 “시간 끌기용 꼼수가 아니길 두 손 모아 기도 한다”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검찰 보완 수사권 문제를 둘러싼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의 대리전에도 불이 붙고 있다. 황명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전 대표가 김 총리를 겨냥해 올린 SNS 글을 언급하며 “정부가 이처럼 분명히 원칙을 세운 이상 이제는 당이 국회에서 숙의하고 입법으로 완수하면 된다”며 “정부를 향해 허송세월 꼼수니 하고 말씀하는 분들이 있다. 참 가슴이 먹먹했다”고 했다.
같은 날 강 최고위원도 “1차 검찰개혁 법안 처리 과정에서 드러났던 당의 혼선과 무책임한 대통령 흔들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이 엄중한 과제를 놓고 국민의힘도 아닌 우리 내부에서 정치적 이익을 위해 선명성 경쟁의 도구로 활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문정복 최고위원은 “보완 수사권 완전 폐지에 대해 당권 주자들 모두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합의했다”고 반박했다. 또 “너무도 감사하고 다행한 일”이라며 “정부에서 국회 의제를 넘겨왔다. 정부안이 왔다면 그 안을 바탕으로 논의될 텐데 정부안이 없는 상황에서 국회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이 당내 갈등 봉합을 주문한 뒤에도 당권을 둔 계파 간 다툼이 사그라지지 않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9일 유럽 순방과 주요 7국 정상회의 참석 결과 브리핑에서 민주당을 향해 “같은 진영이라고 하는 울타리 안에 서 있는 사람들끼리 경쟁하는 게 아니라 전쟁해서야 되겠느냐”고 한 바 있다.
다음 달 1일 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청와대 오찬 회동이 격화하는 계파 갈등을 완화할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만났지만, 청와대에서 회동하는 것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