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장르물 극장가 지배⋯외화는 ‘특수관 의존 현상’ 뚜렷[K무비 흥행 인덱스②]

입력 2026-07-0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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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7-02 17:13)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사극·좀비·공포 등 선명한 색채 앞세운 한국영화 흥행 Top3 통째로 점령
‘프로젝트 헤일메리’·‘아바타’ 특수상영 매출 비중 급증하며 체험 소비로 재편
정부 할인권 지원책 약발 통했으나 특정 대작 쏠림에 따른 시장 착시 우려도

▲CGV용산아이파크몰 ULTRA 4DX관 (사진제공=CGV)
▲CGV용산아이파크몰 ULTRA 4DX관 (사진제공=CGV)

올해 상반기 국내 극장가는 특정 배급사의 강력한 독주 체제 아래 한국영화의 장르적 강세와 외국영화의 극단적인 특수관 편중이라는 이분법적 구조로 재편됐다. 사극과 좀비, 공포를 앞세운 이른바 ‘K-장르물’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반면 외화들은 특수 포맷 없이는 설 자리를 잃어가는 모양새다. 관객들이 극장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선명한 체험형 콘텐츠에 지갑을 열면서 한국 영화산업 전체의 지형도가 급격하게 뒤바뀌고 있다.

2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최근 극장가는 명확한 시각적·청각적 만족을 주는 특정 작품에만 관객이 집중되는 이른바 ‘볼 사람만 본다’는 소비 경향이 한층 공고해졌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국영화는 관객의 감각을 자극하는 선명한 장르적 색채를 무기로 삼아 관객층을 깊숙이 파고드는 데 성공했다.

역사적인 매출 신기록을 세운 사극 ‘왕과 사는 남자’가 1분기 시장 확전을 강력하게 견인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좀비물 ‘군체’와 공포영화 ‘살목지’가 성공하며 영화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결과적으로 K장르물의 맹활약 속에 이들 세 작품은 상반기 흥행 Top 3를 통째로 점령하며 국내 극장가에 강력한 지배력을 과시했다.

대형 상업영화 진영이 이처럼 장르물의 힘으로 시장을 이끌었다면, 독립·예술영화 시장에서는 거장 이명세 감독의 다큐멘터리 ‘란 12.3’이 누적 관객 24만 명을 동원하며 이례적인 롱런 돌풍을 일으켰다. 비주류 영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장기 상영을 이어간 이러한 성과는 상반기 극장가가 거둔 또 다른 수확으로 평가받는다.

▲IMAX관 (사진제공=CGV)
▲IMAX관 (사진제공=CGV)

이와 정반대로 외국영화 전선에서는 극장이라는 공간 고유의 환경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극단적인 구조적 변화가 확연하게 관측됐다. 외화 흥행 1위를 차지한 SF 블록버스터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전체 매출 가운데 특수상영 포맷이 차지하는 비중이 30.2%에 달했다. 시각적 경외감을 선사하는 할리우드 대형 신작들이 일반 상영관보다는 IMAX나 ScreenX 같은 특수관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있음이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할리우드 대작 ‘아바타: 불과 재’의 경우에는 특수관 쏠림 현상이 더욱 압도적이고 극명하게 나타났다. 이 작품은 상반기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인 51%를 특수관에서만 거둬들이는 현상을 보이며 외화 시장의 현주소를 대변했다. 이는 국내 관객들이 외화를 감상할 때 작품의 서사 자체보다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강렬한 ‘체험 소비’를 필수 요건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불균형한 시장 구도 속에서 정부가 비수기 타개를 위해 내놓은 활성화 대책은 관객 동원에 일정 부분 가시적인 효과를 거뒀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5월 배포한 1매당 6000원 상당의 ‘국민 영화관람 입장료 할인권’은 발길을 돌렸던 관객들을 극장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마중물이 됐다. 실제로 할인권 배포와 지원책 확대로 인해 침체했던 비수기 극장가의 주간 및 주말 관객 수는 직전 기간 대비 30~40% 이상 치솟는 활력을 보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호실적의 이면에 도사린 특정 대작 중심의 관객 쏠림 현상에 대해 깊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부 흥행작에만 자본과 관객이 집중되면서 시장 전체가 건강하게 회복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상반기 극장가는 전반적인 영화 제작 규모와 개봉 편수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하는 혹독한 변화 속에서 불확실한 생존 게임을 벌이는 중이다. 결국 다가오는 여름철과 추석 성수기를 겨냥해 출격하는 한국 대작들의 연속 흥행 여부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영화제작사 한 관계자는 “특정 장르의 독주를 안정적인 흥행 생태계로 확장하면서 침체에 빠진 외국영화 블록버스터 라인업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는지가 중요하다”며 “이 두 가지 축의 균형 잡힌 성장이 도래해야만 올해 한국 영화산업의 최종적인 성패가 비로소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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