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4년 만에 최대폭 상승…분양가 추가 인상 압력 커진다

입력 2026-06-2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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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건설공사비지수 136.88…상승세 지속
5월 수도권 분양가, 1월 대비 13.6% 급등

중동발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건설공사비가 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면서 아파트 분양가 추가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사비 부담이 커질수록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압력도 한층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4월 건설공사비지수(2020년 기준)는 136.88로 잠정 집계됐다. 전월 대비 2.35포인트(1.7%) 상승한 것으로, 2022년 1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노무·장비 등 직접공사비의 물가 변동을 측정하는 국가데이터처 승인 공인지표다. 지난해 12월 132.70으로 마감한 지수는 올 1월 133.52로 전월 대비 0.82p(0.6%) 오른 데 이어 2월 133.76(+0.24p), 3월 134.53(+0.77p)으로 상승세를 지속해 왔다.

공사비를 가파르게 밀어 올린 주원인으로는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가 지목된다. 건설 자재의 상당수가 석유화학 제품에 기반을 두고 있어 국제유가 변동과 물류 불안이 자잿값 상승으로 직결됐기 때문이다.

4월 상승세를 주도한 품목은 석유화학 원료를 사용하는 자재에 집중됐다. 아스콘·아스팔트 제품이 전월 대비 28.83% 폭등한 것을 비롯해 플라스틱 1차 제품(6.08%), 건축용 플라스틱 제품(4.73%), 레미콘(4.08%) 등이 일제히 뛰었다. 자재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5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 중 자재수급지수(63.4)는 전년 동월 대비 29.1p나 급락했다.

공사비 상승은 고스란히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수도권 민간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3656만7300원이다. 이는 중동 전쟁 발발 이전인 올해 1월(3219만4800원)과 비교하면 13.6%가량 급등한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2.29%)과 비교하면 6배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정상화되면서 유가 불안은 한숨 돌렸으나, 당분간 현장이 체감하는 공사비 하락은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건설공사는 계약에서 실제 집행까지의 시차가 길어 유가가 올랐을 때 비용 반영은 늦게 나타나고 반대로 유가가 진정되더라도 이미 상승한 자재 단가와 물류비가 즉시 되돌아오지 않는 특징이 존재한다"며 "이번 전쟁의 영향은 전쟁이 마무리되는 시점보다 늦게 건설업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굳어진 점도 대형 악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환율이 1500원선일 때 건설비는 약 3.34% 증가한다.

실제 건설현장에서도 종전 이후 공급망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은 있으나 당장 자재 수급이나 가격 측면에서의 전반적인 변화를 체감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자재 수급이나 가격 측면에서 즉각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며 "유가 하락 효과가 공사비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수개월의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향후 유가 안정세가 장기간 이어지고 물류 환경이 완전히 개선돼야 공사비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분양가 오름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미국 IAU 교수)은 "종전으로 자재비가 일부 안정되더라도 인건비 상승과 환경·안전 규제 강화로 인한 비용 부담이 워낙 크다"며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제 의무화, 감리 강화 등으로 현장 투입 인력이 늘어난 데다 최저임금 인상 압박까지 겹쳐 공사비 하방 경직성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심 위원은 이어 "원·달러 환율이 1550원 안팎까지 치솟은 고환율 상황에서는 수입 건자재 가격이 고스란히 뛸 수밖에 없다"며 "건설사들의 수익성 보전 심리까지 더해져 서울 등 수도권 핵심지를 중심으로 분양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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