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가상자산 정부조달 예산 100억 돌파… 자금추적·과세 인프라 증액

입력 2026-06-2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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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분석 프로그램 갱신에 37억원
범죄 추적 수요 확대
국세청 분석·관리 사업 본격화
과세 앞두고 검증 인프라 과제

(챗GPT)
(챗GPT)

정부의 가상자산 관련 조달 규모가 올해 들어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을 넘어섰다. 경찰·검찰의 범죄 추적 도구 중심이던 수요는 국세청의 통합분석시스템, 압류자산 관리, 신고·검증 체계 등 과세 인프라 영역으로 넓어지는 흐름이다.

25일 본지가 나라장터 입찰공고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가상자산’ 관련 입찰공고의 배정예산은 지난해 연간 공고 기준 배정예산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전일까지 유효한 최종 공고 기준 가상자산 관련 조달 배정예산은 100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배정예산 96억원을 이미 웃돌았다. 지난해에는 상반기 66억4000만원, 하반기 29억6000만원 등 총 29건의 사업이 공고됐다. 실제 계약액이나 집행액이 아닌 공고상 배정예산 기준이지만, 정부의 가상자산 관련 조달 수요 확대 흐름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위 기관별 배정예산은 경찰청 54억4000만원, 국세청 35억1000만원, 대검찰청 10억60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의 대표 사업은 사업예산 37억원 규모의 가상자산 분석 프로그램 라이선스 갱신이다. 과업내역서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130여 개 가상자산의 거래 흐름을 실시간으로 시각화하고, 지갑 주소 간 연관관계와 IP 추적 기능 등을 제공한다. 국내외 거래소, 랜섬웨어, 도난 자금 관련 주소를 분류해 범죄에 사용된 가상자산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수사 도구로 활용된다.

경찰청의 분석 프로그램 갱신 수요는 가상자산이 마약·사이버범죄 자금 이동 수단으로 쓰이는 흐름과 맞물린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체 마약류 사범 중 가상자산 이용 사범 비율은 9.2%로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경찰청도 올해부터 3년간 132억원 규모의 다크웹·가상자산 거래추적 연계 마약수사 통합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이다.

국세청 예산 확대도 눈에 띈다. 올해 국세청 관련 공고에는 가상자산 통합분석시스템 구축, 감리, 거래추적 교육, 압류 가상자산 보관관리 등이 포함됐다. 국세청은 올해 국세행정 운영방안에서 가상자산 탈세 대응 컨트롤타워 신설과 거래정보 추적·분석 시스템 마련을 추진 과제로 내세운 바 있다. 기존 조달이 경찰·검찰의 범죄 추적과 수사 지원에 집중됐다면, 국세청 사업은 과세자료 분석과 체납 집행, 압류자산 관리로 이어지는 행정 인프라 성격이 강하다.

가상자산소득 과세가 2027년 시행될 방침인 점도 관련 인프라 구축 필요성을 키운다. 과세를 두고 폐지·유예 요구가 이어지지만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정책 심포지엄에서 가상자산 과세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취지를 밝혔다. 과세 논쟁은 지속되지만, 국세청의 거래정보 수집과 국제 정보교환 체계 준비가 병행되면서 신고·검증 시스템 등 시행 전 준비 체계의 필요성도 함께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과세가 실제로 집행되려면 거래내역 확보와 분석, 지갑 주소 식별, 해외 거래정보 연계, 신고·검증 체계가 함께 정비돼야 한다고 분석한다. 가상자산 거래가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넘나드는 경우가 많아 납세자 신고만으로 과세자료를 검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 과세 시행을 앞두고 정부 조달이 거래 분석과 신고 검증 인프라 구축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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