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우리나라가 미국에 투자한 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잔액 뿐 아니라 전년 대비 증가폭이 역대 1위를 기록했고 대미 투자 비중 역시 3년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나스닥 훈풍 속 미국 주식 등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와 기관들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작년 말 준비자산을 제외한 증권·직접투자 등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2조4396억달러로 2024년보다 3448억달러 증가했다. 한은은 해외투자를 미국, 중국, 일본, EU, 동남아, 중동, 중남미, 기타 지역 등 8개로 구분해 집계한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에 대한 투자가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대미 투자 규모는 1조1492억달러로 집계됐다. 대미 투자 관련 전년 대비 증가폭 역시 2000억달러(2042억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중으로 보면 47.1% 수준으로 역대 대미 투자 비중 가운데 가장 높다.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 비중은 2023년(41.8%)부터 3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그 뒤를 이어 유럽연합(EU) 투자 규모가 12.6%(3075억달러, 전년비 495억달러 확대), 동남아시아 11.5%(2795억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EU 투자의 경우 전년도 11%대 비중이었으나 1년 만에 0.7%포인트(p) 확대되는 등 큰 폭 상승했다. 반면 대중 투자 잔액은 전년 대비 41억달러 감소한 1398억달러에 그쳤다. 이는 전체 해외투자 비중의 5.7% 수준이다.
이에 대해 문상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미국과 EU 등 대부분 지역에서 국내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확대와 글로벌 주가 상승 영향으로 투자 규모가 큰 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문 팀장은 특히 역대급 기록을 갈아치운 대미 투자 확대 배경에 대해 "주식투자를 중심으로 증가했고 상당폭 순매수가 지속됐다"며 "여기에 미국 (나스닥) 주가가 여타국 대비 급상승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이 2000년 중반 이후 상승한 배경에도 이 같은 대미 금융자산 증가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봐주시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형태별로 살펴보면 직접투자의 경우 미국(2501억달러·29.9%)과 동남아(1747억달러·20.9%), 증권투자는 미국(8028억달러·64.1%)과 EU(1578억달러·12.6%), 기타투자는 미국(923억달러·29.4%)에 대한 투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잔액을 뜻하는 대외금융부채 잔액 역시 전년 대비 5580억달러 증가한 1조9819억달러로 추산됐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26.4%(5231억달러 규모) 비중을 차지하며 가장 높았고 동남아(3914억달러, 19.7%)와 EU(3316억달러, 16.7%) 순으로 집계됐다. 투자형태별로는 직접투자의 경우 EU(684억달러, 21.2%), 증권투자는 미국(4414억달러, 32.3%), 기타투자는 동남아(958억달러, 38.6%)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한편 문 팀장은 향후 대미 투자 전망에 대해 "우리나라가 미국 또는 한국에 투자할 것인지는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면서도 "해외에 투자 시 미국 투자가 얼마나 더 이어질 것인가는 요즘 국내 주식시장이 활황이어서 대미 투자 증가세가 일부 둔화할 수는 있지만 지속되긴 할 것"이라며 "대미 비중이 3년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는데 이 부분이 꺾이는 것도 제한 것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