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결론이 임박했다. 스티븐 푸어 캐나다 국방조달 담당 국무장관은 정부가 이달 말 전후로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 시점도 예사롭지 않다. 캐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음 달 7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직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캐나다의 선택은 곧 북대서양 안보 질서 안에서 한국 방산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이제 이 수주전은 한화오션 한 기업의 싸움이 아니다. 이미 판은 국가전으로 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계기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만나 방산 협력 의지를 전했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캐나다를 찾았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방위사업청, 한화오션, HD현대, 현대차까지 움직였다. 잠수함을 파는 자리가 아니라 한국 산업의 총합을 보여주는 무대가 된 셈이다.
강 실장은 수주에 성공할 경우 국내 생산유발 효과만 40조원 이상, 300개 이상 협력업체와 2만개 이상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고 했다. 숫자도 크지만 의미는 더 크다. 캐나다가 한국 잠수함을 택한다는 것은 K방산을 북미 안보 생태계 안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유럽과 중동을 넘어 NATO의 문턱까지 올라선다는 얘기다. 한 번 들어가면 정비, 교육, 부품 공급, 성능개량까지 수십 년 관계가 이어진다. 단발성 수출이 아니라 동맹의 바닷속 전력망에 참여하는 일이다.
물론 벽은 높다. 한국은 실전 배치된 KSS-III를 기반으로 빠른 납기와 산업협력 패키지를 앞세우고 있다. 그러나 캐나다의 선택은 기술 평가표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독일 TKMS의 잠수함 전통, NATO 동맹이라는 정치적 무게, 유럽 방산 자국주의가 버티고 있다. 김 장관이 말했듯 한국이 선택된다면 산업협력 패키지와 제조 역량이 힘을 얻은 것이고, 독일이 선택된다면 NATO 논리가 앞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마지막 변수는 성능이 아니라 정치와 신뢰일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수주전 결과는 단순히 한화오션의 성적표가 아니다. 한국이 동맹국의 안보와 산업을 함께 설계할 수 있는 나라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의 시험대다. K방산은 막 날개를 펴려는 순간에 서 있다. 캐나다의 선택은 그 날개에 바람을 달아줄 수도, 유럽의 벽 앞에서 잠시 접게 만들 수도 있다. 한국 방산, 한국 조선, 나아가 한국 국력의 다음 단계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