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개발은 이제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단계가 아니라 실제 기술을 검증받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석차옥 갤럭스 대표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제약사들이 AI 기술 자체보다 실제 신약개발에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를 보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갤럭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치료용 단백질과 항체를 설계하는 바이오 AI 기업이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 연구를 시작했고 베링거인겔하임, 에임드바이오 등과도 협업을 이어가며 글로벌 바이오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석 대표는 “아스트라제네카나 베링거인겔하임 모두 먼저 기술을 검증해 보는 형태의 협업”이라며 “이후 더 큰 규모의 글로벌 협력으로 이어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도 약 30개 기업이 갤럭스를 찾았다. 석 대표는 “기존에 논의하던 빅파마를 포함해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미팅을 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의미 있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 대표는 AI가 신약개발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수많은 후보물질을 만든 뒤 원하는 특성을 가진 물질을 선별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신약이 갖춰야 할 특성을 먼저 정의하고 그 조건을 만족하는 분자를 처음부터 설계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그는 “신약개발에는 목표 제품 특성(Target Product Profile·TPP)이 명확하게 존재한다”며 “갤럭스는 이런 조건을 분자 수준에서 반영해 처음부터 원하는 성질을 갖는 물질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소개했다.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은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석 대표는 기존보다 훨씬 정밀하게 원하는 특성을 제어할 수 있는 만큼 오히려 강점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또 실제 항체 발굴 과정에서도 기존 방식으로는 수백만~수조 개 후보를 스크리닝해야 했다면 AI는 수십 개 수준의 설계만으로 원하는 항체를 확보할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는 것이 석 대표의 설명이다. 석 대표는 “무엇보다 단순히 성공률을 높인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원하는 위치에 결합하는 항체를 설계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현재 가장 큰 우려는 중국 AI 바이오기업들의 약진을 꼽았다. 석 대표는 “중국은 국가 차원의 투자와 막대한 자본을 기반으로 AI 신약개발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개별 기업이 이를 따라잡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AI가 바이오 산업의 핵심 기술이라는 것은 이미 입증되고 있다고 피력했다. 석 대표는 “기업 혼자가 아니라 AI와 바이오를 연결하는 오픈 생태계를 구축하고 규제와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엔비디아가 글로벌 AI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처럼 한국도 AI 바이오 생태계를 뒷받침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만들어진다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 대표는 “기술적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언드러거블(Undruggable) 타깃까지 설계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것이 갤럭스의 목표”라며 “사업적으로도 지금보다 더 큰 규모의 글로벌 기술협력 계약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