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전합 “'운전자 바꿔치기' 응한 음주운전 경찰, 범인도피방조죄 성립”

입력 2026-06-1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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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가운데)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해 있다. 대법원은 이날 운전자 바꿔치기 제안에 응해 음주 측정을 피한 운전자(전직 경찰)의 범인도피방조 혐의 사건에 대한 선고를 내린다. (뉴시스)
▲조희대(가운데)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해 있다. 대법원은 이날 운전자 바꿔치기 제안에 응해 음주 측정을 피한 운전자(전직 경찰)의 범인도피방조 혐의 사건에 대한 선고를 내린다. (뉴시스)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동승자 제안을 받아 ‘운전자 바꿔치기’로 음주측정을 피한 경찰관에게 범인도피방조 혐의가 적용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자신을 위해 타인이 허위로 자백하는 것을 방조했다는 취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8일 오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범인도피방조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재판관 8:5 의견으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명한 원심을 확정했다.

전원합의체는 “그동안 범인이 타인의 허위자백을 촉진, 강화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 대신 형사처벌을 받을 허위 범인을 수사기관에 내세우는 행위는 방어권 남용에 해당해 범인도피교사,방조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는 진범 존재가 감춰짐으로써 허위 범인에게 수사력이 집중되는 등 수사 방향 자체가 왜곡됨으로써 진범에 대한 수사, 재판 및 형 집행 등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할 수 있게 되고 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반대의견을 낸 이흥구, 오경미, 서경환, 권영준, 박영재 등 5명의 대법관은 “범인도피죄는 범인을 비호하며 도피해준 자를 처벌하는 규정일 뿐, 스스로 도피행위를 한 범인을 처벌하는 규정이 아니다”라면서 “범인의 방조 행위에 대해서까지 예외적인 방어권 남용 법리를 확대 적용해 처벌 영역을 넓히는 것은 법리 적용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통단속 경찰이었던 A씨는 2023년 5월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음주 상태로 약 3km 구간에서 차를 몰다가 신호 대기 중인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동승한 B씨가 '내가 운전한 것으로 해 주겠다'고 제안하자 A씨는 이에 응해 자리 바꿨고, 이후 이후 출동한 보험회사 직원에게도 ‘B씨가 운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상함을 느낀 보험회사 직원의 신고로 사실이 발각됐다.

A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97%이었고, A씨는 이 사건 이후 해임됐다.

검찰은 A씨가 B씨의 허위 진술과 운전자 바꿔치기 등 범죄 행위를 방조했다며 범인도피방조 혐의 적용해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2024년 3월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유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고 B씨에게는 벌금300만원을 명했다. 음주 후 경각심 없이 운전대를 잡은 점,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낮지 않은 점,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까지 한 점 등을 모두 고려했다.

지난해 6월 2심 재판부 역시 이들 항소를 기각하고 1심 결정을 유지했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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