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저금리' 기업 차환 개편안, 이사회서 막혔다

입력 2026-06-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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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6-15 17:54)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자산유동화 간접인수 지원 개편안 이사회 문턱 못 넘어
차환 시 일부 원금 상환 조건 제외 추진⋯“기업 부담 완화”
이사회, 정책재원 선순환 강조⋯조기상환 인센티브 언급도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들의 차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추진한 지원 프로그램 개편안이 이사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한 차례 제동이 걸렸다. 한정된 정책 재원을 특정 기업이 독점하지 않도록 지원 기업의 신속한 '홀로서기'를 유도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되면서다. 고금리 장기화 속에서 지원 확대와 기업 자립 유도 사이의 균형을 둔 정책금융기관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최근 제9차 이사회에서 ‘자산유동화 간접인수 지원 기본계획 변경안’을 상정했으나 최종적으로 원안 보류 결정을 내렸다.

자산유동화 간접인수 지원은 자금난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이 공장이나 사옥 등 영업용 자산을 담보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캠코가 특수목적회사(SPC)가 발행한 유동화증권(ABS)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며, 지원 기업은 담보인정비율(LTV) 최대 85% 수준까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캠코는 2023년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시장성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23개 기업에 4082억원 규모의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개편안은 차환 과정에서 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캠코는 직접인수나 신탁인수 등 내부 유사 프로그램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지원 조건을 조정했고, 기존에 차환 과정에서 요구되던 일부 원금 상환 조건을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캠코 측은 이사회에서 “원금 상환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기업이 최초 지원부터 인지하고 있으며, 차환 시 3년물 발행금리에 가산금리를 적용해 금리가 인상된다”며 “전체적으로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는 측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사회에서는 이 같은 완화 조치가 정책재원의 선순환 구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금 상환 부담을 낮춰줄 경우 공공 자금에 기댄 기업의 시장 복귀가 늦어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 재원 회수가 지연돼 다른 기업을 도울 여력이 줄어든다는 논리다.

한 비상임이사는 “시장에 공사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많은 만큼 가능하면 빨리 졸업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재원으로 다른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공사의 목적에 더 부합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기 졸업을 유도할 수 있도록 원금을 빨리 상환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책자금이 특정 기업에 장기간 묶이지 않도록 시장 복귀와 재원 회수 체계를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취지다.

지원 정책의 방향성을 두고 논의가 길어지자 의장인 정정훈 캠코 사장은 “한정된 재원의 효율적 이용과 어려운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는 두 가지 측면을 조화시키는 것은 어렵다”며 실무 부서에 재검토를 제안했고, 이후 원안 보류를 선언했다.

이후 캠코는 이사회 의견을 반영해 개편안을 수정했다. 수정안에는 차환 기업이 원금 일부를 상환할 경우 신규 지원 기업과 동일한 조건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고, 원금을 상환하지 않는 경우에는 가산금리가 적용된 조건으로 차환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정된 개편안은 제11차 이사회 서면 결의를 통해 최종 의결됐다.

최근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둔화 여파로 기업 지원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논의는 정책금융기관 내부에서도 지원 확대와 기업 자립 유도 사이 균형을 둘러싼 고민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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