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민경 장관 “성평등 아직 실현 안 돼⋯성평등부 존재 이유 여전”

입력 2026-06-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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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정부 출범 1주년 계기 출입기자단 간담회 개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정부 출범 1주년 계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성평등가족부)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정부 출범 1주년 계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성평등가족부)

“우리 사회의 성평등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성평등하지 않은 사회에서는 여성과 남성이 함께 공존할 수 없고, 우리가 공존할 수 없다면 사회도 지속 가능할 수 없다”며 성평등 전담 부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부 2년 차에는 여성 안전 강화와 고용평등공시제 도입, 돌봄 정책 확대 등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성평등가족부가 왜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분명하다”며 “아직 우리 사회의 성평등이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이 불거졌던 당시를 떠올리며 장관직을 수락하게 된 배경도 설명했다. 원 장관은 “여가부 폐지 이야기가 나왔을 때 굉장히 큰 모욕감을 느꼈다”며 “그것이 제가 장관 지명을 받고도 거절할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여성가족부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우리 사회가 이미 성평등을 실현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원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성평등을 국가 운영의 기본 전략으로 자리 잡게 하는 데 집중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성평등을 국가 운영의 기본 전략으로 자리 잡게 하는 데 집중했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명예 보호를 위한 법·제도 정비, 디지털성범죄 피해 통합지원단 출범, 양육비 선지급제 시행, 고위기 청소년 지원 확대, 아이돌봄 서비스 확대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강화”…젠더폭력 통계 구축 추진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정부 출범 1주년 계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성평등가족부)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정부 출범 1주년 계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성평등가족부)

원 장관은 정부 2년 차 핵심 과제로 여성 안전 강화와 젠더폭력 대응체계 고도화를 제시했다. 그는 “스토킹 가해자 선제 대응과 피해자 보호 체계 강화 방안을 법무부, 대검찰청, 경찰청 등과 함께 마련하고 있다”며 “조만간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제폭력 대응 법률 제정을 적극 지원하고, 피해자가 위험 징후를 조기에 인지할 수 있도록 ‘레드 플래그’ 안내 체계를 보급하겠다고도 설명했다. 여성살해(페미사이드) 관련 국가 통계가 부재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가데이터처, 법무부, 경찰청 등과 젠더폭력 통계 구축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원 장관은 자신의 인식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저도 법률가여서 초기에는 법률 만능주의에 잠깐 빠져 있었던 것 같다”며 “스토킹처벌법이 제정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느냐, 성매매처벌법이 개정되면 성매매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법이 존재에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를 보면서 국민적 인식 확산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고용평등공시제 시행을 위한 기반 마련도 올해 하반기 핵심 과제로 꼽았다. 원 장관은 “고용 영역에서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첫 단추”라며 “2027년 시행을 목표로 근거 법률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재계의 기업 부담 우려와 노동계의 적용 범위 확대 요구에 대해서는 “고용 영역에 있어서 평등한 조직은 더욱 지속 가능하고 발전할 수 있다”며 “제도 입법만큼이나 국민에게 공시제의 의미와 중요성을 제대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촉법소년 공론화 마무리…“제도 개선 방향 곧 설명할 수 있을 것”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정부 출범 1주년 계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성평등가족부)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정부 출범 1주년 계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성평등가족부)

촉법소년 연령 조정 공론화 결과와 관련해서는 최종 권고안의 국무회의 보고가 늦어지는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여부를 논의한 정부 사회적대화협의체는 4월 말 연령 유지 권고안을 확정했지만 아직 국무회의 보고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원 장관은 “촉법소년 연령 하향과 관련한 논의는 국무회의에서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며 “안건을 올리는 과정에서 현재 국무회의 안건이 많아 보고 일정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보고가 진행되는 대로 정부 입장과 제도 개선 방향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론화 과정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원 장관은 “공론화 과정 자체가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며 “이런 방식의 공론화가 촉법소년 문제뿐 아니라 다른 사회적 갈등 현안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도 국민 참여형 논의를 확대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임신중지 약물에 대해선 “필요하고 가야 할 방향”

원 장관은 차별금지법과 비동의강간죄, 임신중지 제도 정비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차별금지법과 관련해서는 “불합리한 차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호할 적절한 구제 수단이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성과 의미가 크다”면서도 “결국 국회와 관계 부처를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돼야 할 사안이다. 성평등부는 논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비동의강간죄 도입과 관련해서는 법무부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법무부가 관련 현장단체들과 간담회를 진행했고 성평등부도 협의체에 참여하게 됐다”며 “비동의강간죄를 비롯한 여러 젠더폭력 관련 입법 과제가 논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째 이어지고 있는 입법 공백과 임신중지 약물 도입 문제에 대해서는 “너무나 시급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복지부, 식약처, 법무부 등 관계 부처와 더 적극적이고 더 자주 소통하겠다. 시간이 걸릴지언정 반드시 될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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