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공장서 관광지 지급기까지⋯'모두의 생리대' 따라가 보니

입력 2026-07-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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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가족부가 이달부터 공공시설에서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생리대 '모두의 생리대'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생리대 2매가 담긴 제품 모습. (강문정 기자 kangmj@)
▲성평등가족부가 이달부터 공공시설에서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생리대 '모두의 생리대'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생리대 2매가 담긴 제품 모습. (강문정 기자 kangmj@)

공공시설에서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생리대 '모두의 생리대'가 첫선을 보였다. 성평등가족부가 이달부터 전국 12개 지자체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한 가운데 충북 청주의 생산공장에서 경기 광명동굴 자동지급기까지, 공공생리대가 이용자에게 전달되는 전 과정을 따라가 봤다.

“시판 제품 그대로 공급”…공공생리대 생산공장 가보니

▲23일 충북 청주 깨끗한나라 공장에서 '모두의 생리대' 공급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강문정 기자 kangmj@)
▲23일 충북 청주 깨끗한나라 공장에서 '모두의 생리대' 공급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강문정 기자 kangmj@)

23일 찾은 충북 청주 깨끗한나라 공장. 위생모를 쓰고 생산라인 안으로 들어서자 기계가 돌아가는 굉음이 공장을 가득 메웠다. 컨베이어벨트 위로는 흰색 생리대가 일정한 간격으로 쉴 새 없이 흘러갔고, 포장을 마친 제품들은 차례로 상자에 담겨 출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순수한면 제로'는 모두의 생리대 시범사업 공급 제품이다. 깨끗한나라의 대표 생리대 브랜드이자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성평등부는 가격뿐 아니라 품질과 공급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이 제품을 선정했다.

분당 최대 1200개의 생리대가 생산되는 이곳에서는 원료 투입부터 접착, 절단, 품질검사, 포장까지 모든 공정이 자동으로 이뤄졌다. 설비 곳곳에 설치된 7대의 비전카메라가 제품 위치와 이물질, 불량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했고, 작업자들의 무작위 선별 검사도 함께 진행됐다.

▲23일 충북 청주 깨끗한나라 공장에서 '모두의 생리대' 공급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강문정 기자 kangmj@)
▲23일 충북 청주 깨끗한나라 공장에서 '모두의 생리대' 공급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강문정 기자 kangmj@)

이동열 깨끗한나라 대표는 "공공생리대 시범사업은 위생용품 접근성을 높여 월경권 보장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라며 "원자재 관리부터 생산, 품질관리, 출하까지 전 과정에 걸쳐 동일한 품질 기준을 적용해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공급 물량은 540만 팩이다. 미국·이란 전쟁 등의 영향으로 펄프와 부직포 등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생산 부담이 커졌지만, 공급 단가를 맞추기 위해 일정 부분 마진을 조정하면서 사업에 참여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도 기존 품질을 유지해야 해 고민이 많았다"며 "필요한 사람들이 부담 없이 생리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사업 취지에 공감해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관광지서 '버튼 한 번'…누구나 이용하는 자동지급기

▲23일 경기 광명시 광명동굴에 설치된 '모두의 생리대' 자동지급기 모습. (강문정 기자 kangmj@)
▲23일 경기 광명시 광명동굴에 설치된 '모두의 생리대' 자동지급기 모습. (강문정 기자 kangmj@)

같은 날 오후 찾은 경기 광명동굴 미디어타워 앞 여자화장실 입구. 전날 설치된 모두의 생리대 자동지급기의 '받기' 버튼을 누르자 생리대 2매가 담긴 포장이 지급기 아래로 떨어졌다.

광명동굴은 옛 시흥광산을 문화관광시설로 조성한 광명시 대표 관광지다. 주변에 생리대를 구매할 곳이 마땅치 않아 공공생리대 설치 장소로 선정됐다.

광명동굴 관계자는 "주변에 생리대를 살 곳이 마땅치 않은 데다 여름 성수기에는 하루 1만 명 이상이 찾는 관광지"라며 "갑작스럽게 필요한 여성 관광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자동지급기에서 생리대가 정상적으로 지급되는 과정을 직접 확인했다. 원 장관은 "여성들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정책인 것 같다"며 "여성들의 건강을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보급할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23일 경기 광명시 광명동굴에 설치된 '모두의 생리대' 자동지급기를 점검하고 있다. (강문정 기자 kangmj@)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23일 경기 광명시 광명동굴에 설치된 '모두의 생리대' 자동지급기를 점검하고 있다. (강문정 기자 kangmj@)

자동지급기는 반복 수령을 막기 위해 20초마다 한 번씩만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사물인터넷(IoT) 기반으로 재고와 기기 상태를 원격 관리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전면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표기와 음성 안내 버튼이 설치돼 있었다. 휠체어 이용자를 위해 버튼과 제품 배출구의 위치와 설치 높이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모두의 생리대 시범사업은 서울 광진구·은평구를 비롯한 전국 12개 지자체에서 이달부터 운영된다. 행정복지센터와 공공도서관, 역사, 대학가, 산업단지, 관광지 등 공공시설에 자동 지급기 400여 대와 수동 지급기 300여 대 등 총 700여 대의 지급기가 순차적으로 설치된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올해 시범사업 운영 결과를 토대로 정책 효과와 이용 실적, 현장 만족도 등을 분석해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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