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 톡!] 발등의 불이 된 ‘위험성평가’ ⋯ 위기의 中企

입력 2026-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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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위험성평가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과태료가 부과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진다.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위험성평가 미실시에 대한 과태료 규정을 신설하였으며,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위험성평가가 권고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법적 의무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위험성평가 미실시에 대한 과태료는 최대 1000만원이며, 근로자 참여를 배제하거나 평가 결과를 공유하지 않은 경우엔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사업장의 준비 여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또는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건설사업장은 2027년 1월 1일부터, 그 미만 사업장은 2028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일부 중소기업에서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과태료 부과 시기와 관계없이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위험성평가 미실시는 사업주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실제로 중대재해 사건에서 위험성평가 실시 여부는 사고 예방 노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2028년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대기업의 경우 이미 위험성평가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전담 안전관리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총무·경영지원 담당자가 부수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거나 위험성평가 자체를 생소하게 여기는 사업장도 적지 않다. 하지만 위험성평가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은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우선 사업장 내 담당자의 위험성평가 역량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운영하는 인터넷교육원이나 집체교육 과정을 활용하면 위험성평가 실무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위험성평가지원시스템(KRAS)을 활용하면 공단이 제공하는 업종별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보다 체계적으로 위험성평가를 실시할 수 있으며, 평가 결과와 이력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자체적 준비가 어려운 사업장이라면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이 지원하는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공인노무사 등 전문가가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여 위험성평가 시범 실시를 포함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으며, 비용 부담 없이 지원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더 이상 위험성평가를 미룰 수 있는 시대는 아니다. 근로감독이나 중대재해 조사 과정에서 “몰랐다”는 설명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위험성평가는 처벌을 피하기 위한 서류가 아니라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예방활동이다. 준비된 기업과 준비되지 않은 기업의 차이는 결국 재해 발생 여부와 기업의 지속가능성에서 나타날 것이다.김진훈 노무법인 산하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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