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증명됐다”…K바이오, 글로벌 경쟁력 확보 ‘다음 과제는?’

입력 2026-05-2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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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술수출 중심 구조 벗어나 후기 개발과 상업화 역량 강화해야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이 27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2026 KDDF 글로벌 바이오텍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이 27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2026 KDDF 글로벌 바이오텍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한국 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혁신 경쟁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지만 이제는 기술력 자체보다 후기 개발과 상업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초기 기술수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임상과 사업개발(BD), 조직 운영 능력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2026 KDDF 글로벌 바이오텍 쇼케이스’에 참가한 글로벌 투자사와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바이오 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한계를 짚었다.

제이 박(Jay Park)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 & Company) 파트너는 “10년 전만 해도 한국 바이오 산업은 내수 중심이었고 글로벌 혁신 파이프라인도 제한적이었다”며 “하지만 지난해 기준 한국의 혁신 파이프라인 수는 약 500개 수준으로 늘었고 미국과 중국에 이어 글로벌 3위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박 파트너는 “한국은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혁신 자체보다 이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바이오텍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벤자민 킴(Benjamin Kim) 플레이그라운드 글로벌(Playground Global) 파트너는 “한국과 일본에서 여러 연구실과 기업을 만나며 느낀 점은 기초 과학 수준이 미국 못지않게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라며 “특히 한국은 단백질 엔지니어링과 바이오로직스 분야에서 상당한 강점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AI와 컴퓨팅 기술을 접목한 플랫폼 개발도 활발하다. 한국은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반으로 바이오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 바이오가 창출한 혁신의 부가가치를 해외에 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이 박 파트너는 “지난해 한국에서 미국과 유럽으로 이전된 자산의 약 68%가 첫 임상시험 이전 단계였고 전체 라이선스 계약의 84%는 임상 2상 이전에 이뤄졌다”며 “많은 자산이 너무 이른 단계에서 기술이전되면서 후기 개발과 상업화 가치가 해외에서 창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벤자민 킴 파트너 역시 “초기 라이선스 계약은 한국 기술력을 검증받는 과정에서는 의미가 있었지만 이제는 후기 단계에서 더 큰 가치를 인정받는 구조로 가야 한다”며 “최고 자산을 너무 이른 시점에 넘기면 기업가치 성장에도 한계가 생긴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시장 경쟁을 위해선 과학 외의 추가적인 역량도 갖춰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천지웅 우리벤처파트너스 상무는 “한국 바이오 기업들은 좋은 기술력을 갖고 있어도 글로벌 투자자나 빅파마를 설득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에는 아직 차이가 있다”며 “거버넌스와 정보 공유 체계 등 글로벌 기준의 운영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글로벌 수준의 이사회 운영 체계를 도입한 기업들이 해외 투자 유치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도 충분히 글로벌 바이오텍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한국에서도 후기 임상 단계까지 자산을 직접 개발하고 글로벌 상업화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벤자민 킴 파트너는 “국내에서 성장한 바이오텍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만들게 되면 한국 바이오 생태계 전체가 한 단계 도약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한국 바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키워가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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