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어디까지 가봤니?’...피지컬 AI·증강현실 탑재한 테마파크 ‘9.81파크 제주’[가보니]

입력 2026-05-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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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동력 GR에 '피지컬 AI' 접목...KBO 협업·음성인식 부스터 도입
AR 글라스·정밀 측정 시스템 구축...1분기 외국인 방문객 수 3배 껑충
인천·포항 넘어 중국 항저우 진출...차별화한 테마파크 확장 잰걸음

▲제주시 애월에 위치한 9.81파크에서 탑승자들이 레이싱 차량의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9.81파크제주)
▲제주시 애월에 위치한 9.81파크에서 탑승자들이 레이싱 차량의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9.81파크제주)

제주시 애월읍에 들어선 신개념 테마파크 '9.81파크'가 진화한 한국형 테마파크로 주목받고 있다. 27일 찾은 제주시 애월읍의 9.81파크 제주(9.81파크)는 중력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해 GR(Gravity Racer)를 구현, 실시간 데이터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레이싱장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매연·헬멧 없는 레이싱…'피지컬 AI'가 안전 책임져

기존 테마파크 레이싱장은 매연이 발생하고 무거운 헬멧이 필수지만 9.81파크에선 이 세 가지를 찾아볼 수 없다. 이곳의 핵심 액티비티인 ‘레이스981’은 중력가속도 9.81m/s2를 동력으로 활용한다. 제주 애월의 경사진 트랙을 따라 중력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운전자의 안전 걱정이 없으니, 헬멧도 필요없다. 차량 무게는 탑승자를 포함해 300kg이 넘지만 지상고(노면과 차량 바닥 사이의 높이)를 5cm로 매우 낮춰 "전복위험 없음"을 안전검사로 확인했기 때문. 안전 제어는 AI의 몫이다. 이용자가 과속하면 AI가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킨다. 레이스981은 물리적 환경에 디지털 기술이 직접 개입하는 '피지컬 AI'의 대표적 사례인 셈이다.

탑승할 수 있는 차량은 △1인승 GR-E(최고 시속 40km) △2인승 GR-D(최고 시속 35km) △일정 랩타임을 통과한 '마스터' 전용 GR-X(최고 시속 60km) 등 세 종류다. 기자는 GR-E를 배정 받았다. ‘겨우 시속 40km’이라고 얕봤다가, 첫 번째 내리막 코너를 돌 때 ‘아니다’ 싶었다. 차체가 낮고 굽이 진 구간이 계속 되니 시속 30km에서도 몸이 옆으로 쏠리며 박진감이 상당했다.

결승선 통과 후엔 자율주행 기술이 작동돼 운전자가 핸들을 놓아도 차량이 스스로 차고지로 돌아간다. 레이싱이 끝나면 횡가속도와 코너별 속도를 포함한 주행 데이터와 랩타임, 주행 영상 등이 탑승자의 스마트폰 앱으로 자동 전송된다.

◇목소리가 가속 부스터로…야구장 응원 문화 입다

▲제주 9.81파크 내 KBO 981리그 전시 공간에 각 구단 유니폼과 캐릭터가 배치되어 야구 테마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황민주 기자 minchu@)
▲제주 9.81파크 내 KBO 981리그 전시 공간에 각 구단 유니폼과 캐릭터가 배치되어 야구 테마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황민주 기자 minchu@)

9.81파크는 단순히 놀이기구를 타는 공간을 넘어 이용자의 행동을 데이터로 전환하는 공간으로 진화했다. 3월부터 12월 31일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업, ‘내 꿈은 KBO 981리그 응원단장’ 캠페인을 운영 중이다. 야구장 바깥에서도 팬들이 팀과 연결되는 것을 즐기는 최근 야구 팬덤의 수요를 겨냥했다.

이용객은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하나를 선택하며 9.81파크 내 12종의 액티비티를 즐긴 결과가 실시간으로 해당 구단의 승률에 반영된다. 입구 디스플레이존에 10개 구단 마스코트가 KBO 협업을 알리고 있었다. 이런 시스템을 미리 알고 온 방문객들은 응원하는 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오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소리질러’ 미션은 방문객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레이싱 출발 전 응원 구호를 크게 외치면, AI가 실시간 인식하고 일정 데시벨을 넘으면 GR에 가속 부스터를 발동시킨다. 독자적인 콘텐츠 개발을 통해 고객의 반응을 액티비티에 즉각 반영한 결과다.

◇실내 공간도 데이터 기반…가상 현실 기술 접목

▲제주 9.81파크 실내에서는 LED 조명이 빛나는 범퍼카를 타고 방문객들이 디지털 방식으로 점수를 겨루는 링고(RINGO)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9.81파크제주)
▲제주 9.81파크 실내에서는 LED 조명이 빛나는 범퍼카를 타고 방문객들이 디지털 방식으로 점수를 겨루는 링고(RINGO)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9.81파크제주)

9.81파크의 실내 공간은 스크린과 가상현실 기술로 채워져 있다. 실내 레이저태그 서바이벌 게임장 '프로아레나'는 실제와 같은 무게로 구현했다. '큐브버스'는 증강현실(AR) 글라스를 활용해 허공에 구현된 가상 공간에서 상대방의 꼬리를 잡는 게임이다.

또 다른 인기 게임 '링고(RINGO)'는 기존 범퍼카를 디지털 게임으로 재해석했다. 범퍼카 외곽의 LED 범퍼를 부딪쳐 점수를 획득하는 실시간 스코어링 방식을 도입해, 단순한 충돌을 넘어선 치열한 데이터 전략 싸움을 유도한다.

지하 2층 스포츠랩에서는 축구, 야구, 양궁 등 15종의 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다. 단순히 가상 스포트를 흉내 내는 수준을 넘어 정교한 그래픽과 정확한 구속 측정 시스템을 구축해 실제 경기와 같은 몰입감을 제공한다.

15명 스타트업서 연 50만명 규모로…국내외 영토 확장

9.81파크는 스타트업의 도전 정신으로 일궈낸 성과다. 창업 초기 15명이었던 직원은 현재 180명으로 늘었다. 2020년 개장 이후 해마다 약 50만명이 이곳을 찾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도 가파르다. 전체 방문객 중 외국인 비중은 2024년 6.4%에서 지난해 8.7%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26년 1분기 외국인 이용객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해 매출을 33.4% 끌어올렸다.

운영사인 DSM은 제주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국내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2호점 개발을 추진 중이며, 포항시와도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항저우에도 이미 사업 부지를 확정했다.

▲제주 9.81파크에 전시된 KBO 981 리그 배너와 차량 모형이 데이터와 스포츠를 결합한 테마파크의 특징을 보여준다. (황민주 기자 minchu@)
▲제주 9.81파크에 전시된 KBO 981 리그 배너와 차량 모형이 데이터와 스포츠를 결합한 테마파크의 특징을 보여준다. (황민주 기자 min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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