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싸움은 전통인가 학대인가…폐지론 커지자 정부가 꺼낸 해법

입력 2026-05-1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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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동물단체·업계와 청도 소싸움 운영 개선 협의체 가동
바꿔치기·약물·부상소 출전 의혹 점검…존치론은 전통·관광자원 논리로 맞서

▲청소 소싸움 현장. (뉴시스)
▲청소 소싸움 현장. (뉴시스)

청도 소싸움을 둘러싼 논란이 존폐 문제로 번지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는 소에게 상해와 스트레스를 주는 사행성 경기라며 폐지를 요구하는 반면, 청도 지역과 관련 업계는 전통문화와 관광자원, 종사자 생계를 이유로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조치의 초점은 당장 폐지 여부를 가르는 데보다 바꿔치기·약물 오남용·부상 소 출전 의혹 등 운영 신뢰를 흔든 문제를 손보는 데 맞춰져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청도 소싸움 경기 운영 방식 개선과 싸움소 복지 증진을 위해 ‘청도 소싸움 운영 개선 협의체’를 구성하고 20일 첫 회의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협의체에는 농식품부와 동물보호단체, 소싸움 관계기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다. 첫 회의에서는 청도군과 청도공영사업공사가 마련한 개선 이행계획과 향후 추진방안을 점검한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분기마다 회의를 열어 동물보호단체와 업계 의견을 함께 듣는 소통 창구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올해 초 실시한 실태조사의 후속 성격이다. 농식품부는 1월 26일부터 2월 13일까지 싸움소 바꿔치기, 약물 오남용, 부상 싸움소 출전 등 청도 소싸움 경기 운영 관련 의혹을 조사했다. 이후 싸움소 개체식별 관리, 약물·수의검사 기준, 경기 관계자 이해충돌 방지 등 제도개선 사항을 청도군과 청도공영사업공사에 통보했다.

소싸움은 현행 법체계에서는 예외적으로 허용돼 있다. 동물보호법은 도박·오락·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면서도 민속경기 등은 예외로 두고 있다. 전통 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운영되는 소싸움이 이 예외에 해당한다.

하지만 동물복지 기준이 높아지면서 폐지 압박은 커지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소싸움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예외를 인정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소를 싸움에 내모는 구조라고 비판한다. 지방재정 투입과 우권 발매를 둘러싼 사행성 논란도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반면 존치 측은 소싸움을 단순한 동물학대로 볼 수 없다고 맞선다. 현행 법에 근거한 전통 민속경기이고, 스페인 투우처럼 사람이 무기로 소를 공격하거나 살상하는 방식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청도 지역에서는 소싸움이 관광객 유입과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해 온 만큼 폐지보다 제도 개선과 복지 기준 강화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입장도 나온다.

결국 이번 협의체의 관건은 청도 소싸움이 사회가 요구하는 동물복지와 공정성 기준을 실제로 충족할 수 있느냐다. 개체식별과 약물검사, 부상 소 출전 제한, 수의감독 체계, 경기 관계자 이해충돌 방지 장치가 형식적 개선에 그치면 폐지론은 더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존치 측이 주장하는 전통·관광·생계 논리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운영 투명성과 싸움소 복지 기준을 외부 검증이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재식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건전한 소싸움 경기 운영을 위해서는 사회적 요구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와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협의체를 통해 합리적인 의사소통과 사회적 합의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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