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둑 한쪽에서는 사진 촬영이 한창이었다. “어르신 웃으세요! 손도 한번 흔들어 주고요.”
한 분이 “좋아요” 하며 목청을 돋우자 사진 찍던 이가 “역시 우리 박OO어르신이 최고예요!” 나와 앉아 있는 이는 30명 남짓이었다. 가까운 요양원에서 나왔단다. 햇살은 따듯했지만, 자세가 영 편안해 보이지는 않았다. 모시고 온 직원들이 애써 분위기를 띄우려고 해도 대다수가 무표정이었다. 그럼에도 살랑거리는 바람은 공평했고 흩날리는 벚꽃잎이 그분들의 어깨 위에도 고르게 내려앉았다. 잠시나마 이 봄날의 기운이 그분들께도 가닿기를 바랐다. 문득, 그 풍경이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에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다.
2024년, 65세 이상 노인은 이미 1000만 명을 넘어섰다. 등록된 요양원은 약 6000곳, 정원은 41만 명 수준인데 전체 노인의 4%에 그친다. 초고령사회가 되어 앞으로 요양원 숫자는 더 늘어날 듯하다.
요양원에서 남은 삶은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요양원과 초등학교가 한 울타리 안에 있다면 어떨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오가는 곳이라면, 노년의 시간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노인들만 모여 지낼 때 삶의 의욕이 떨어진다는 연구는 이미 적지 않다. 사람은 결국, 관계 속에서 늙어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흩날리는 벚꽃길을 걸으며 불현듯 깨닫는다. 결국 우리의 삶은 덧없고 짧은 순간의 연속일 뿐,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것을. 임선영 임선영산부인과의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