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_오건영의 금융진단] 물가 대처에 촉각 세우는 美 연준

입력 2026-05-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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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 여파로 성장둔화 압력 커져
인플레 압박에 금리 인상 가능성도
고유가 변수에 6월 FOMC 주목돼

4월 30일(한국시간)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렸다. 결과는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 동결이었지만 현 연준의 수장인 파월 의장이 주최하는 마지막 FOMC이었기에 이 부분을 언론은 집중 조명했다. 5월 중순을 끝으로 의장직을 내려놓는 파월은 의장에서는 물러나더라도 당분간 연준 이사직은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의장에서 물러나게 되면 이사직도 함께 사퇴하는 것이 관례인 점을 보면 이례적이라 할 수 있는데, 8년의 재임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화 정책 운용에 있어 상당한 압박을 받은 데 대한 일종의 저항으로 외신들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4월 회의의 핵심은 파월의 향후 거취 여부보다는 2개월 이상 전쟁이 이어지면서 나타난 연준의 스탠스 변화에 있다고 본다. FOMC 하루 전에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회의가 있었다. 기준금리는 동결되었지만 전체 위원 중 6명의 위원이 동결에 찬성을 했고, 3명은 반대하며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3월 회의에서는 8 대 1로, 1명의 반대가 있었지만 2개월여 전쟁을 거치면서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는 위원의 숫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3명의 반대에 대해 엄중히 생각한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또한 일본은행은 경제 전망을 2026년 연내 1.0% 성장에서 0.5% 성장으로 낮추었고, 물가 전망을 기존 1.9%에서 2.8%로 크게 높였다. 전쟁의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면서 성장에는 하방 압력을, 그리고 물가에는 상방 압력을 높이고 있는 셈인데, 물가만 보면 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둔화되는 성장을 바라보면 섣부른 금리 인하에는 신중해야 한다. 이에 일본은행도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향후 전쟁 장기화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추가로 강해질 경우 일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시 미국 FOMC로 돌아와보자. 이번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은 지난 3월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3월에는 전쟁 발발 2주 후에 개최된 FOMC였기에 전쟁의 영향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전쟁발 물가 상승 압력은 ‘일시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지만 전쟁 발발로부터 2개월여가 지난 4월 말 회의에서는 그 영향을 보다 강하게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되었지만 일본은행과 마찬가지로 성장의 하방 압력과 물가의 상방 압력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중앙은행의 고심 역시 깊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금리 동결에 찬성하는 연준 위원은 8명, 반대하는 위원은 4명으로 발표되었다. 반대표 4명 중에 1명은 친트럼프 인사로 분류되는 스티브 마이런으로 금리 인하를 주장했고 남은 반대 3명은 당장의 금리 인상보다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화 완화의 편향’에서 벗어나야 함을 강조하고 나섰다.

연준은 지난 2024년 9월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7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현재도 추가 금리 인하의 여지를 남겨두는 이른바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을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전쟁 이슈로 인해 금리 인하에서 잠시 멈춤(pause)을 하고 있는 셈이다. 3명의 반대표는 금리 인하에서의 잠시 멈춤이 아니라 FOMC에서는 금리 인상, 인하, 그리고 동결의 가능성 모두를 열어두고 유연하게 향후 전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금리 인하에 무게가 실려있는 편향(easing bias)에서 벗어나려는 작은 변화, 이번 FOMC의 핵심이 된다.

중동 전쟁 장기화는 고유가와 함께 물가 문제를 자극하게 된다. 다음 FOMC가 열리는 6월까지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면 물가 문제에 대한 연준의 고심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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