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의 코스피 시가총액 지분율이 39%를 넘어섰다. 2020년 이후 약 6년 만이다. 최근 외국인이 ‘삼전닉스’를 대거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회수한 자금을 다시 국내 비반도체 업종에 투자하면서 전체 시총 지분율은 오히려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의 코스피 시가총액 지분율은 이달 4일 38%를 넘어선 데 이어, 7일에는 39.08%까지 상승했다. 이후 8일 하루 동안 외국인이 4조8920억원 순매도하면서 38.99%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39%에 근접한 수준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시총 지분율이 39% 선 위로 올라온 것은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지분율은 △2021년 32~37% △2022년 30~34% △2023년 30~32% △2024년 32~36% △2025년 31~36% 등 30% 초·중반대에 머물러 있었다.
특히 올해 코스피 지수의 기록적인 상승세에도 외국인 지분율은 36~37%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1분기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누적 55조원 넘게 순매도하는 와중에도 36%선을 지켜냈기 때문이다. 당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반도체 주가 급등에 따른 '착시'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빠르게 오르는 과정에서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주가 상승 속도가 이를 웃돌면서 지분율은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5월 들어 외국인 시총 지분율은 ‘방어’를 넘어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외국인은 또 다시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섰다. 그럼에도 반도체에서 회수한 자금을 비반도체 업종으로 재투입하면서 지분율은 오히려 상승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달 30일부터 코스피 시장에서 누적 7조290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중 반도체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이 기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상위 1~4위 종목은 SK하이닉스(-2조4118억원), 삼성전자우(-1조2362억원), 삼성전자(-1조2174억원), SK스퀘어(-9941억원) 등 '삼전닉스' 관련 종목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로봇ㆍ에너지ㆍ금융주를 사들였다. 상위 1~4위 종목에는 두산로보틱스(2018억원), LG전자(1851억원), 한화솔루션(1421억원), KB금융(1265억원) 등 비반도체 업종이 이름을 올렸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순매도하는 모습이 관찰된다"며 "그럼에도 코스피200 외국인 지분율이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서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에서 비철·목재, 2차전지, 일부 내수 중심 업종으로의 섹터 로테이션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의 반도체 매도세가 무한정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았다. 나 연구원은 "실적 상향이 가장 큰 업종이 여전히 반도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추가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순환매에 대한 대응은 실적 상향이 확인되는 업종 내에서도 이익 모멘텀이 유효한 종목 중심의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