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최고치에 자금 쏠림⋯요구불예금 15조 이탈·‘빚투’ 확산

입력 2026-04-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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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요구불예금 3주 만에 15조↓⋯머니무브 가속
투자자예탁금 120조·신용융자 최대⋯마통 잔액도 40조
“반도체 등 대형주 영향⋯향후 탄력적인 자금 흐름 전망”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거침없는 상승 랠리를 이어가자 은행에 잠자던 대기자금이 자본시장으로 빠르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중동 전쟁 공포가 누그러들고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머니무브(자금 이동)’ 현상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전날 기준 총 684조63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699조9081억원)과 비교해 불과 3주 만에 15조2705억원 줄어든 수치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으로, 파킹통장과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예금(MMDA) 등이 포함된다. 수익률에 따라 즉각 이동이 가능해 대표적인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통상 증시가 호황을 보이거나 자산시장의 매력이 커질 때 급감하는 특성을 보인다.

실제 요구불예금의 증감 추이는 증시 상황과 궤를 같이해왔다. 코스피가 사상 첫 4000선을 돌파했던 지난해 10월 한 달간 21조원이 빠져나갔던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중동 전쟁 격화로 관망세가 짙어지며 지난달 말 700조원 육박하던 잔액은 이달 들어 반도체 등 대형주 중심의 실적 기대감이 확산되자 다시 증시로 방향을 틀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고 국내 대표 수출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은행권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 내부 지표도 자금 유입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0일 기준 34조2592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3월 초 최대치를 경신한 이후 일시적으로 주춤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확대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증시 대기자금으로 꼽히는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20일 기준 121조8100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달 말 110조원대에서 약 20일 만에 11조원 넘게 늘었고, 올해 1월과 비교하면 4개월 새 16조원가량 증가했다. 증시 주변 대기자금 자체가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여기에 단기 신용을 활용한 투자 수요도 감지된다. 개인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잔액은 전날 기준 약 3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은행 기준으로 잔액 변동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지만,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수요가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금융권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자금 이동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글로벌 증시 변동성과 금리 방향성에 따라 자금이 언제든 다시 안전자산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면서 머니무브 흐름이 뚜렷해진 모습”이라며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자금 이동 속도는 더욱 빨라지겠지만, 경기 전망이나 변동성 확대 여부에 따라 탄력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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