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3명 중 1명 ‘영상 요구 경험’…“플랫폼 책임 강화 필요”

입력 2026-04-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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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삭제 중심 대응 한계⋯예방 책임 부과 필요성

▲온라인 플랫폼에서 미성년자의 36.6%는 사진·동영상 교환이나 화상통화 제의를 하거나 받아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 플랫폼에서 미성년자의 36.6%는 사진·동영상 교환이나 화상통화 제의를 하거나 받아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물 유포가 디지털 환경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사후 삭제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 플랫폼의 사전 예방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정연주 부연구위원의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유포 방지를 위한 플랫폼의 책임성 강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에서 미성년자의 26.7%는 성적 대화를 경험했고, 36.6%는 사진·동영상 교환이나 화상통화 제의를 하거나 받아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부연구위원은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청소년은 성착취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며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은 복제와 재유포를 통해 삭제 이후에도 계속 확산되는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소통 플랫폼에서 낯선 사람과 대화한 경험이 있는 10~29세 중 22.6%는 개인정보 공유, 금전 거래, 성적 요구 등과 관련된 위험 경고를 플랫폼에서 받아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정연주 부연구위원은 “플랫폼이 특정 이용자만을 선별해 경고를 보내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10명 중 2명가량이 경고를 받아본 경험이 있다는 것은 실제로 경고 메시지가 제공되고 있지만 이용자에게 충분히 노출되지 않는 등 가시성이 낮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행 대응 체계가 피해 발생 이후에야 작동한다는 점이다. 현재는 신고 접수 이후 탐지·삭제·차단과 처벌에 대응이 집중돼 있으며, 플랫폼의 사전 탐지와 개입 기능은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은 이용자 간 대화와 콘텐츠 공유 과정에서 확산되는 동시에,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과 노출 구조 등을 통해 유통이 확대될 수 있어 단순 삭제 중심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한계 속에서 국제사회는 대응 방향을 사후 조치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은 초대형 플랫폼에 대해 사전 위험관리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영국 온라인안전법(OSA) 역시 아동을 보호할 법적 의무를 부과하는 등 플랫폼 책임을 강화하는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해외 입법 사례를 토대로 △플랫폼의 책임 있는 자율적 대응 유도 △규제 기준의 명확성과 유연성 간 조정 △규제 기관의 역할·역량 설계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삭제 및 차단 중심의 사후 대응은 피해 예방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전 예방 중심 대응과 플랫폼 책임성 강화, 민·관 협력 기반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개원 43주년을 맞아 16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회의장에서 ‘AI 시대 디지털 젠더폭력 대응 정책의 전환 모색: 사후 조치에서 사전 예방으로’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정 부연구위원을 비롯해 3명이 예방 중심의 디지털 젠더폭력 대응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김동식 젠더폭력연구본부장을 좌장으로 한 전문가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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