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파급효과, 이미 진행 중 3분기엔 확인될 듯 vs 전쟁 4월 안 넘기면 제한적

미국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은행 통화정책도 갈피를 잡지 못한채 ‘관망모드’로 들어섰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2차 파급효과 여부가 향후 기준금리 결정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진단이 엇갈렸다.
13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쟁이 촉발한 인플레이션, 즉 워플레이션(Warflation)이 이미 2차 파급효과를 나타내기 충분한 수준이라는 의견과, 전쟁이 4월을 넘기지 않으면 일시적일 것이라는 견해로 갈렸다.
앞서 지난주 1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동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차 파급효과가 없고 단기적이면 통화정책이 가급적 반응하지 않는게 좋다”면서도 “충격이 오래가고 기대인플레이션이 흔들리면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 수준은 상황 판단에 따라 달렸다”고 덧붙였다. 정책대응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은데다, 사실상 전쟁 변수에 따라 통화정책 경로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한은이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했던 2월 당시 전제치가 올 상반기 65달러, 연중 64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20% 이상 상승한 것이다. 한은 모형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연간 소비자물가(CPI)를 0.1~0.2%포인트 가량 끌어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한은 물가전망치가 2.2%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이를 단순 대입하면 현 유가 수준만으로도 CPI를 2.6% 수준까지 높일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실제 10일 발표된 한은 통화정책방향에서도 “금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전망치(2.2%)를 상당폭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유가 상승세가 이미 2차 파급효과에 영향을 줄 정도이며, 이를 확인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봤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가 충격은 단기적으로 심리 요인에 영향을 주지만, 이후 펀더멘털 경로를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며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 자극과 성장둔화가 동시에 가시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유가 상승 이후 통상 15~20주 정도 시차를 두고 실물에 가시적으로 영향을 준다. 3분기 이후 물가와 경기 지표에 2차 효과가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며 “물가가 3% 중후반에 근접하면 한은도 금리 인상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욱 씨티은행 한국 수석이코노미스트도 “4월 소비자물가가 2.7~2.8%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또 물가는 향후 6개월간 2.8~3.3% 안팎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2차 파급효과는 석유화학 제품 등 산업재를 중심으로 1~2분기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 근원물가도 3분기부터 의미있게 상승할 것이다. 가스·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까지 감안하면 4분기 중 물가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상황에 따라 7월부터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아직 임계치를 지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전쟁이 이달(4월) 내로 마무리되면 2차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그는 “5월로 넘어가면 서비스 가격이나 공공요금 등을 통해 영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금리인상 논의도 현실화될 수 있다”며 “결국 유가 흐름이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