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틱스·수소까지 확장…미국을 혁신 거점으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6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장기 승부수’로 규정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통상 환경 변화 속에서 미국을 핵심 전략 시장으로 삼고 현지 생산·기술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회장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매체 세마포(Semafor)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현대차그룹의 핵심 전략 시장”이라며 “2028년까지 260억달러 투자 계획은 시장에 대한 장기적 확신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투자 확대의 배경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역학관계 변화는 모두가 헤쳐 나가야 할 과제”라며 “현대차그룹은 DNA에 내재된 회복력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시장은 고객, 규제, 공급망이 지역별로 파편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에서는 글로벌 차원의 조율과 동시에 지역 단위 대응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실행하기 위해 미국 중심 투자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40년간 약 205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해왔다”며 “첨단 제조와 소프트웨어 기반 생산 확대를 통해 투자 약속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경제 기여도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사업은 57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소아암 지원 프로그램 ‘현대 호프 온 휠스’를 통해 3억달러 이상을 기부하는 등 지역사회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래 전략의 중심에는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이 있다. 정 회장은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는 모빌리티를 넘어서는 진화의 중심”이라며 “인간과 협업하는 로봇을 통해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CES에서 인간 중심 로보틱스 전략을 발표하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2028년까지 제조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혁신과 실제 적용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로봇과 AI가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30년에는 연간 최대 3만대 수준의 로봇 생산 체제 구축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너지 전략에서는 수소를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정 회장은 “AI 인프라와 전동화 확대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에너지 안보는 중요한 과제이며 수소는 이에 대한 유력한 해법”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수소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핵심 축”이라며 “HTWO 브랜드를 중심으로 생산, 저장, 운송, 활용까지 전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소전기차는 전기차(EV)와 병행하는 전략으로 유지된다. 정 회장은 “에너지 전환기에는 다양한 기술 선택지가 필요하다”며 “수소와 전기차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 부연했다.
정 회장은 불확실성 대응 방향도 명확히 했다. 그는 “불확실성은 우리의 대응을 더 날카롭게 만든다”며 “품질과 브랜드 신뢰, 고객 중심 철학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연간 700만 대 이상을 판매하고 있으며 약 200개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각 지역에서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변화 대응의 유연성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