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세율 인하·과표 현실화 필요”
신현한 교수 “OECD 최고 수준 상속세, 중산층까지 부담”
박훈 교수 “상속세 개편, 자본시장·지역경제 연계해 접근해야”

국민의힘과 학계가 8일 국회에서 상속·증여세 완화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제기했다. 가업승계 부담을 낮춰 기업 연속성을 높이고, 코스피 8000시대를 위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에도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자유경제포럼과 한국경영인학회가 이날 개최한 ‘코스피 8000과 가업승계 활성화를 위한 상속증여세 개선방안’ 간담회에서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 경제의 뿌리는 기업 연속성에서 나온다”며 “더 늦기 전에 징벌적 과세를 벗겨내고 기업들이 100년 기업이라는 담대한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주주 할증까지 포함하면 최대 60%에 달한다”며 “OECD 평균 세율이 20% 내외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 기업들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환경에선 기업의 장기적 안목, 연구개발(R&D) 투자, 신사업 투자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우리가 바로잡지 않으면 일자리가 감소되고 그 피해는 미래세대 전체의 몫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가업승계를 기업 배부르기로 접근하면 바람직한 해법을 찾기 어렵다”며 “상속세 감면 방안을 찾으면 고용안정과 기업 지속성을 위한 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한국경영인학회 측도 제도 손질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웅희 한양대 교수는 “상속증여세 문제는 대기업 문제가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에도 해당된다”며 “후계자 문제로 가업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다. 상속세 개편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상속세는 부의 재분배라는 목적이 있지만, 기업정책이 재분배에만 치중되면 성장과 혁신이 소홀해질 수 있다”며 “부의 재분배와 기업 성장 간 최적 비율을 찾아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발제에 나선 신현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속세가 기업가치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신 교수는 “주가지수가 높아지는 것은 경제력이 더 상승된다는 메시지”라며 “상속세 개편이 왜 의미가 있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치는 현금흐름, 할인율, 성장률 세 가지 변수로 결정된다”며 “그동안 지배구조 개선은 할인율을 낮추는 데 초점이 있었지만, 성장성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상속세 폐지를 말하는 것도 부자기업인을 더 잘살게 하자는 얘기가 아니라, 기업이 경영을 통해 부가 창출되고 일자리가 만들어질 때 주가지수 8000으로 가는 단계가 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한국 상속세 수준에 대해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며 “상속세가 없는 나라까지 포함하면 평균 세율은 15% 수준인데, 있는 나라만 떼어 평균을 내서 20%대라고 말하는 것은 통계를 의도적으로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상속세는 지난 25년간 과표와 공제가 사실상 멈춰 있었다”며 “인플레이션이 만든 소리 없는 증세”라고 했다. 이어 “서울 아파트를 가진 중산층도 상속세를 내야 하는 구조가 됐다”며 “상속세 취지는 부의 세습을 막겠다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중산층을 없애자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가업승계와 관련해서는 “비상장 기업은 상장돼 있지 않아 주식을 팔아 세금을 낼 수도 없다”며 “공장 부지 가치가 100억 원으로 평가돼도 실제 현금은 없는데 50억 원 넘는 상속세를 내라고 하면 공장용지를 팔아야 하고 사업을 접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해외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스웨덴은 이케아 본사 이전 움직임 등을 계기로 상속세를 폐지했고, 대만도 상속세를 10%로 낮춘 뒤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TSMC다”며 “최근 국제적 경향은 상속세를 없애거나 낮추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편 방향으로 △세율 인하 △과표 및 공제액 현실화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 방식 전환 △최대주주 할증 폐지 △물가연동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가업승계를 보면 상속을 앞두고 주가를 눌러놓는 것이 상속세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 된다”며 “상속세는 단순한 세금 문제가 아니라 자본시장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기업 유지와 고용 유지,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이 설명돼야 하는데 부자 혜택으로 보이면 제도 개선이 쉽지 않다”며 “가업승계는 기업이 유지되면 고용이 유지되고 지역이 살아난다는 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사례를 언급하며 “지금 당장 세금을 깎아주는 방식뿐 아니라 납부유예, 성과연동형 혜택, 생전증여 활성화, 공익기부 활용 등 여러 방식이 가능하다”며 “고용유지 요건 등도 현실에 맞게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