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개편·미래대응기금·고환율·대미투자까지 경제 현안 총망라

국민의힘의 보이콧 속에 '반쪽 회의'로 열린 22대 국회 후반기 첫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하반기 세법개정안의 핵심인 부동산 세제 개편과 반도체 호황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초과 세수 활용 방안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초과 세수를 적립하는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공식화하는 한편, 실거주 중심의 부동산 세제 개편 방침도 재확인했다.
재경위는 7일 재정경제부와 국가데이터처,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당 간사로 선임됐지만 국민의힘은 원 구성 갈등을 이유로 회의에 불참했다.
조승래 재경위원장은 "현재 시급한 논의가 필요한 민생 법안 등 총 1129건이 계류 중"이라며 "국민의힘은 9일 전체회의 전까지 간사를 선임해 법안 심사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가장 치열한 공방은 정부의 세법개정안 방향과 초과 세수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벌어졌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여부를 거론하며 "보유세만 논의해서는 안 되고 거래세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보유세를 강화하면서 거래세를 그대로 두면 과도한 조세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거래세 비중을 줄이고 보유세 중심으로 세제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점을 언급하며 "부동산 시장 정상화와 거래 활성화를 위해 거래세 개선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 간사인 오기형 의원도 "부동산 세제는 부동산 정책의 일환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며 "세제는 세제 자체로 공정과세 원칙에 따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도한 세제 혜택이 경제적 의사결정을 왜곡하는 부분을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부동산 세제를 집값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쓰려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실거주에 대해서는 우대하고 투기나 비거주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우대하지 않는 방향으로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호황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초과 세수 처리도 핵심 쟁점이었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과거 세수 결손 시 정부가 국회 동의 없이 기금을 돌려막거나 지방교부세를 삭감해 국회의 예산 심의권이 훼손됐다"며 "경기 호황기에 초과 세수를 적립했다가 불황기에 활용하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도록 국가재정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 부총리는 이에 대해 "정부 내부에서도 추가 세입을 활용해 미래 성장과 K자형 양극화 해소, 청년 지원 등에 투자하는 미래대응기금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관련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경제성장률은 높지만 내수가 취약한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8월 중간예납 이후 정확한 세수를 국회와 공유하고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구 부총리는 "거시경제 지표는 사실상 겁이 날 정도로 좋지만 물가와 환율, 청년 고용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민생경제와 양극화 해소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고환율과 대미 투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500원대 환율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정부의 대미 투자 약속이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 부총리는 "사업 일정 등을 고려하면 올해 집행 규모는 200억 달러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도 우리 환율 여건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만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현 민주당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겨냥해 "출시 이후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며 투자자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했고, 구 부총리는 "우려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관계기관과 보완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5극3특)' 추진 과정에서 강원·전북·제주 등 일부 지역이 소외됐다고 지적했고, 구 부총리는 "어느 지역도 차별하지 않으며 지역별 성장 계획을 더욱 세심하게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