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수주 변동성 속 생존 전략
100억원 지원 발판 삼아 재도약

전북 완주에 본사를 둔 방산기업 다산기공은 금융 접근성의 한계를 가장 먼저 체감해온 기업 중 하나다. 수도권에 집중된 금융 정보와 네트워크 속에서 지역 기업은 출발부터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회사는 금융 지원을 발판 삼아 위기를 넘기고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이달 2일 다산기공 본사에서 만난 김병군 대표이사는 “설명회나 세미나가 대부분 서울에서 열려 하루 일정을 비워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금시장 정보 접근에서도 분명한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다산기공은 지방 중소기업에 과감한 지원을 결정한 금융기관을 통해 성장의 계기를 마련했다. 김 대표는 “초기 100억원대 지원이 사실상 종잣돈 역할을 했다”며 “그 자금이 없었다면 지금의 다산기공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산기공은 개인화기 부품과 완성총을 생산하는 방산기업이다. 정밀주조부터 가공, 열처리, 도금까지 전 공정을 자체 수행하는 생산 체계를 갖췄다. 김 대표는 “생산능력 기준으로 글로벌 상위권 수준”이라며 “매출 대부분이 수출에서 발생하고, 올해는 수출 비중이 80%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18~2019년이 최대 고비였다. 인도 수주를 계기로 100억원 이상 설비 투자를 단행했지만 사업이 무산되면서 자금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 이후 2년 넘게 긴축 경영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에 100억원 투자는 존립을 좌우할 수준”이라며 “그 시기를 버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위기 국면에서 금융기관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 다산기공과 오랜 거래를 이어온 이제헌 신한은행 부지점장은 “한 차례 위기는 있었지만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며 “국가별 수주 포트폴리오가 쌓이면 매출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심사 과정에서 강조했다”고 말했다.
특히 투자 실패 이후에도 이어진 금융 지원은 회사의 버팀목이 됐다. 김 대표는 “경기가 나쁠 때는 통상 지원이 줄어드는데, 당시에는 회사를 믿고 자금을 공급해줬다”며 “그 신뢰가 지금의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다산기공 사례는 금융이 지역 기업 성장에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기능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과 금융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산업 특성상 금융 의존도는 더욱 높다. 수주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큰 구조로, 물량이 몰리면 호황이지만 공백기가 생기면 곧바로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특히 해외 정부와 거래하는 특성상 생산부터 대금 회수까지 시간이 길어 수백억원 규모의 운전자금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이행보증, 원자재 구매, 운영자금 등 전 과정에서 금융 지원이 필수”라며 “기업이 시간을 버틸 수 있도록 돕는 금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력 문제도 과제다. 총기 생산은 전수 검사와 사격 테스트 등 공정이 복잡해 인력 부담이 크지만, 수주가 줄어도 인력을 쉽게 줄일 수 없다. 김 대표는 “이런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자동차 부품 사업 등 안정적인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 기업으로서의 한계도 여전하다. 특히 인력 수급 문제가 크다. 김 대표는 “수주가 늘어도 필요한 시점에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연구·기술 인력은 더욱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다만 전북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금융 기능이 집적되는 흐름에는 기대를 걸고 있다. 김 대표는 “지역에서도 금융 정보를 접할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효과를 체감하기 위한 조건도 제시했다. 그는 “지역에서 기업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금융 지원의 실효성이 높아진다”며 “현장 중심의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때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 기능 이전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지역별 산업 구조와 인력 수급 상황을 고려한 금융 접근이 필요하다”며 “금융기관이 지역에 자리 잡으면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금융·자산운용 기능이 집적되는 흐름에 대해서는 “지방 기업에도 긍정적 변화가 될 수 있다”면서도 “실제 효과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산기공은 향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투자 유치와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성장의 전제 조건”이라며 “결국 금융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