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쉽게하자”⋯日사회 ‘고생 취소’ 트렌드 확산

입력 2026-04-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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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보다 ‘좀 더 쉽게 살자’ 확산
과정의 미덕 대신 결과에 방점
‘Z세대’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

일본 사회 최근 트렌드 가운데 하나가 ‘고생 취소(苦労キャンセル)’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 도구, 각종 대행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집안일과 개인 일정은 물론, 직장 업무 수행 과정에서도 수고를 덜어내자는 생활 패턴이다. 같은 결과라면 더 짧은 시간에 더 쉽게 얻어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4일 일본 시장조사 기업 크로스마케팅과 간사이TV 등에 따르면 최근 확산 중인 일본의 ‘고생 취소’ 트렌드는 “가능하면 수고를 덜어내자”는 소비 심리에서 시작했다.

과거의 단순한 ‘편의성 추구’와는 결이 다르다. 예전에는 불편을 줄이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최근 ‘고생 취소’는 시간과 비용, 에너지를 투자하는 과정 자체를 삭제하는 쪽에 가깝다. 결과가 같다면 굳이 더 고생할 이유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고생 취소 트렌드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Z세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이들은 바쁜 일상을 보내는 탓에 영화와 드라마를 1.5배 또는 2배속으로 시청하기 일쑤다. 장문의 글 대신 요약본만 소비하고, 긴 영상 대신 15초 안팎의 짧은 영상에 집중하는 일이 많아졌다.

외국어 자료를 읽기 위해 사전을 뒤적이고 문장을 일일이 조합하던 일도 이제는 사라졌다. AI 번역과 AI 검색이 상당 부분 이런 고생을 대신한다. 시장조사기업 크로스마케팅은 “번역과 검색·요약·문장 생성까지 AI가 맡으면서 사용자가 프로세스를 건너뛰고 필요한 정보와 결과만 빠르게 얻는 구조가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이런 욕망을 일찌감치 감지하고 발 빠르게 관련상품을 출시 중이다. 쇼핑에서는 AI가 예산과 취향에 맞는 상품을 골라주는 ‘AI 구매 보조’가 비교와 선택의 피로를 줄인다.

직접 말하기 어려운 일을 대행 업체가 대신하기도 한다. ‘대신 사과하기’를 시작으로 어려운 고백마저 대행해주는 업체가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퇴직 의사를 직접 말하는 부담을 덜어주는 '퇴직의사 전달 대행 서비스’까지 자리를 잡았다.

일본 소비에서 이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사느냐’에 국한하지 않는다. 소비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수고를 덜어냈느냐’가 관건이 됐다.

크로스마케팅은 ‘고생 취소’와 관련해 “단순히 게으름을 미화하는 유행어로만 보기 어렵다”며 “남은 시간과 에너지를 더 중요한 일이나 더 만족스러운 경험에 쓰겠다는 실용주의 선언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 사회에서 ‘열심히 살기’보다 ‘덜 힘들게 살아가기’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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