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여론서 국힘 후보군 상대 우위 잇따라
국힘은 공천 내홍 자중지란…주호영 가처분

더불어민주당이 '보수의 심장' 대구에 총리 출신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민주당의 '삼고초려' 끝에 이뤄진 중량급 등판으로, 대구의 선거 지형이 요동칠지 주목된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30일 오전 10시30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를 선언한 뒤 곧바로 대구로 내려가 오후 3시 중구 동성로 2·28기념중앙공원지역에서도 출마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7일 대구시장 후보 추가 공모를 31일까지 받기로 의결해 김 전 총리의 단수 공천 수순을 밟는 모습이다.
김 전 총리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민주당 최초로 대구 지역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이변을 일으킨 바 있다. 4선 의원에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역임한 중량감이 민주당이 출마를 끈질기게 설득한 배경이다.
김 전 총리의 등판이 주목되는 건 대구 민심의 이례적 변화가 감지되면서다. 최근 지역 언론 등의 조사에서 김 전 총리가 국민의힘 후보군을 상대로 우위를 보이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이 여당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민심 변화의 배경에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무산에 따른 지역 실망감과 국민의힘의 공천 내홍이 자리 잡고 있다.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 등 중진 의원 다수가 대구시장에 출마하며 경쟁이 과열된 데다, 경선에서 컷오프된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지난 26일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내며 자중지란이 심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권영진 의원(국민의힘·대구 달서병)은 최근 방송에서 "(김 전 총리는) 사실상 정계 은퇴 선언한 분인데 이분을 우리 당이 소환시킨 것"이라며 "자기가 나가면 승산이 있다는 생각 아니겠나"라고 자성론을 제기했다.
민주당이 김 전 총리 차출에 나선 배경에는 당·정부 차원의 대구 전폭 지원 의지가 깔려 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22일 "대구·경북 통합이 무산된 상황에서 주요 현안 해결을 위해 대통령·중앙정부와 직접 소통할 적임자"라고 밝혔고, 정청래 대표도 "다해드림 센터장이 되고 싶은 심정"이라며 대구경북신공항·군부대 이전·공공기관 이전 등 숙원사업에 대한 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김 전 총리는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한 차례 낙선한 경험이 있고, 2017년 행안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지역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도 일부 제기된다. 국민의힘이 공천 내홍을 조기에 수습하고 단일 후보로 결집할 경우 보수 결집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특히 국민의힘 경선에서 컷오프됐지만 지역 내 인지도가 높은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최종 후보로 나설 경우, 여당 안팎에서도 가장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