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개 기관 옮긴 1차 이전 성과와 한계…‘5극 3특’ 전략, 지역 산업 연계 재배치 추진

정부 고위 관계자는 10일 "현재 국토교통부가 이전 대상 기관 약 350여개를 검토 중에 있고 국정 과제 일정대로 연내 추진 로드맵을 만들어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5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전 예외 최소화’ 원칙을 확정했다. 정부는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기능 분석과 대상 선정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차 이전 이후 20년 만에 시작되는 이번 대이동은 지방 소멸 위기 속에서 추진되는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핵심 과제로 평가된다.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은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다. 수도권 집중 구조를 완화하고 지방 성장 거점을 육성하기 위해 공공부문이 먼저 이전에 나서 지역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구상이다.
이번 2차 이전의 핵심 동력은 대상 기관 확대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수도권 중심의 성장 구조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며 “1차 이전의 성과와 교훈을 바탕으로 이전 예외 기준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업무 효율성’과 ‘대외 네트워크’를 이유로 수도권 잔류가 허용됐던 기관들의 예외 기준도 전면 재검토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이전 논의에서는 그동안 수도권 잔류의 대표 사례로 꼽혀 온 대형 공공기관들이 핵심 대상군으로 거론된다.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을 비롯해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등 협동조합 중앙회 조직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한국환경공단, 한국공항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수도권에 본사를 둔 주요 공공기관도 이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들 기관은 금융, 환경, 교통, 무역 등 국가 정책의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이전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정책적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번 이전을 단순한 기관 이전이 아니라 국가 공간 구조를 재편하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전국을 5대 메가시티와 3대 특별권으로 재편하는 ‘5극 3특’ 전략이 그 핵심이다. 공공기관을 지역에 단순 분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 산업과 기관 기능을 연계한 전략적 집적을 통해 성장 거점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금융, 에너지, 연구개발 등 분야별 클러스터를 형성해 지역 경제의 자생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번 2차 이전 논의에는 1차 공공기관 이전의 경험도 중요한 참고 사례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2005년부터 전국 10개 혁신도시에 153개 공공기관을 이전하며 약 5만명 규모의 인력을 지방으로 이동시켰다.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인구와 도시 인프라가 확충되는 성과가 있었지만 민간 기업 유입과 지역 산업 생태계 확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다만 실제 집행 과정에서의 진통도 예상된다. 이전 대상 기관 노동조합의 반발과 금융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책은행 이전 문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논의됐지만 금융시장 접근성과 국제 네트워크 등을 이유로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정부는 이러한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주 여건 개선 대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지자체별 정주 여건 수요 조사를 통해 교육, 의료, 교통 등 핵심 생활 인프라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가족 단위 이주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도 검토하고 있다. 지방 소멸 위기 속에서 시작된 공공기관 대이동이 대한민국 성장 구조를 바꿀 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