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특별감사, 강호동 회장 횡령·특혜 대출 등 14건 수사의뢰 [종합]

입력 2026-03-0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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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전횡·방만경영 드러나…정부 “96건 시정조치·제도개선 추진”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농협 '정부합동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농협 '정부합동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합동 특별감사에서 농협중앙회와 회원조합 전반에 걸친 횡령, 특혜성 대출, 방만한 예산 집행 등 구조적 비리가 확인됐다. 정부는 위법 소지가 큰 14건을 수사 의뢰하고 96건의 시정조치와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9일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회원조합을 대상으로 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1월 26일부터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11월 진행한 선행 감사의 후속 조치로 진행됐다.

추진단은 중앙회와 자회사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650여 건의 제보를 통해 비위 의혹이 제기된 12개 회원조합에 대해서도 추가 감사를 했다. 그 결과 중앙회장과 핵심 간부의 횡령 및 권한 남용 정황이 확인됐다. 강호동 중앙회장은 농협재단 핵심 간부를 통해 재단 사업비를 유용해 회장 선거 과정에서 도움을 준 조합장 등에게 제공할 답례품을 마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단 핵심 간부는 별도로 재단 사업비와 포상금을 개인 사택 가구 구매, 사치품 구매, 자녀 결혼식 비용 등에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정부는 중앙회장과 재단 간부의 관련 혐의를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앙회장이 이사회 의결 사항을 이행하지 않거나 선심성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자의적으로 조직을 운영한 사례도 확인됐다. 중앙회 임직원에게 다른 협동조합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퇴직금을 지급하거나 기준을 초과하는 사택을 제공한 관행도 드러났다.

특혜성 대출과 계약 문제도 적발됐다. 적절한 여신 심사를 거치지 않은 신용대출과 특정 업체에 과도한 이익을 주는 계약이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위법 소지가 큰 4건은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또한, 사내 전용 온라인 쇼핑몰이 수의계약 금지 규정을 우회하는 통로로 활용되며 견적 비교나 검사조서 작성 등 기본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농협 퇴직자 단체가 출자한 영리법인이 농협 건물을 무단 사용하면서 15년간 수십억원 규모의 특혜를 누린 사례도 적발됐다.

방만한 예산 집행 문제도 확인됐다. 농협은 임원과 조합장에게 수당, 기념품, 상조비, 황금열쇠, 전별금 등을 지급했으며 해외 연수와 골프 회원권 등 사적 사용 가능성이 큰 자산도 허술하게 관리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앙회 예산 가운데 사전에 지출 항목이 정해지지 않은 유보예산 비중이 60%에 달하는 등 예산 통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회원조합에서도 비리와 부실 관리 사례가 확인됐다. 분식회계를 통해 재정 부실을 은폐하고 허위 이익을 근거로 배당을 한 조합이 적발됐으며 조합장이 본인 비위 사건의 징계위원회에 직접 참여해 ‘셀프 징계’를 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 밖에 직원 채용과 배치 과정에서의 인사권 남용, 공금으로 지인 선물 구매, 심야와 휴일 시간대 법인카드 사용 등 부적절한 행위도 다수 적발됐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의 배경으로 내부 통제 장치의 기능 약화와 조합장 선거 구조의 취약성을 지목했다. 준법감시인의 자격 요건이 중앙회 경력자 중심으로 제한돼 있고 감사위원 다수가 전·현직 조합장으로 구성돼 내부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장인 김영수 국조실 국무1차장은 “농협 핵심 간부의 비리와 전횡, 특혜성 대출과 방만한 예산 집행이 광범위하게 확인됐다”며 “수사 의뢰와 시정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고 제도 개선을 통해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수사 의뢰와 행정 조치를 즉시 진행하는 한편 농식품부를 중심으로 농협 전반의 경영 구조 개선 방안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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