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사태 장기화와 국제 유가 급등의 여파로 국내 증시가 업종별로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이날 장 시작 전 투자자들의 관심은 반도체 대장주를 비롯해 방산·정유·에너지 종목에 집중됐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장 시작 전 네이버페이 증권의 검색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시스템, 흥구석유 등이 이름을 올렸다.
6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57% 내린 18만8200원, SK하이닉스는 1.59% 내린 92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인 '베라 루빈' HBM4 부품사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이날부터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사업부 소속 직원들의 노조 가입률이 높은 상황에서 노조의 강도 높은 압박까지 더해지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주요 제품의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국내 방산주는 6일 일제히 강세로 마감했다. 특히 LIG넥스원은 전 거래일 대비 9.31% 오른 83만4000원을 기록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로 거래를 마쳤다.
아랍에미리트(UAE)에 배치된 국산 방공 무기 '천궁-Ⅱ'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UAE 측이 우리 정부에 요격 미사일 조기 공급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산주의 상승에 힘입어 한화그룹의 시가총액은 LG그룹을 제치고 재계 4위로 올라섰다. 중동 사태로 방산 업종의 투자 매력이 주목받으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의 주가가 급등한 결과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9일(현지 시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 시간 기준 이날 오전 7시경, 국제 유가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 상황을 1970년대 석유 파동 당시의 스태그플레이션과 비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물가는 잡히지 않는데 성장은 둔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정유주인 흥구석유와 S-Oil에도 시선이 집중됐다. 흥구석유는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 6일 전 거래일 대비 15.6% 내린 2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Oil 역시 3.71% 내린 12만9700원으로 하락 마감했다.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원전주인 두산에너빌리티와 태양광 관련주에도 관심이 쏠렸다. 6일 두산에너빌리티는 8.84% 상승, 한화솔루션는 16.67% 상승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