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습 관세' 청와대·국회 비상 총력 대응…"2월 특별법 처리"[종합]

입력 2026-01-2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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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국회 비준 안 했다며 25% 관세 예고
청와대 긴급 대책회의…김정관 장관 미국 급파 결정
재경위, 구윤철 부총리와 긴급 회동…입법 지원 논의
민주 "정상 절차, 2월 심의"…국힘 "비준 외면 책임”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EPA/연합뉴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국 입법부의 법적 절차 미이행을 이유로 관세 인상 방침을 밝히자 정부와 국회가 총력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방위산업 협력 강화 논의를 위해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는데 주력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를 정조준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 입법을 차질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27일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대미통상현안 회의를 열고 대응 계획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김진아 외교부 2차관과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 등이 참석했다. 캐나다에 체류 중인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 장관도 유선으로 회의에 참여해 현지 상황을 공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한국 국회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 협정을 법으로 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 관세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예고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회의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관세 인상은 연방 관보 게재 등 행정조치가 있어야 발효되는 만큼 우리 정부는 관세합의 이행 의지를 미측에 전달하고 차분하게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한미 당국 간 긴밀한 소통을 위해 고위급 인사들의 방미도 결정했다. 김 장관은 현재 소화 중인 캐나다 일정을 마치는 대로 미국을 방문해 러트닉 상무장관과 관련 내용을 협의하기로 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조만간 미국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국회 차원의 대응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이날 구윤철 부총리와 긴급 회동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따른 입법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임이자 재경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해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등 후속 대응 방안을 집중 점검했다.

민주당과 정부는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태호 재경 민주당 간사는 협의 직후 "정상적으로 법안 발의와 심의 절차를 거쳐가고 있다"며 "12월은 예산안 관련 세법 개정안을 집중 심의하는 달로 조세소위에서 500건 정도 법안을 심의했고 1월엔 인사청문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12월과 1월은 법안 발의와 숙려 기간이었고 정상적으로 2월에 특별법을 심의하는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트럼프 발언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정부나 국회가 특별법을 의도적으로 지체하고 있다는 지적은 우리 국회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실무적으로 외교 라인을 통해 빨리 법을 통과시켜달라는 요청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요청도 전혀 없었다"며 "갑자기 발표가 있어서 왜 이렇게 했는지 상당히 궁금한 상황"이라고 했다.

재경위 소속 김영진 의원은 한미 양해각서(MOU)를 근거로 비준 불필요 입장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한미 양해각서에 '양국이 각국에서 법률을 통해 준수하고 진행한다'고 명확히 규정돼 있다"며 "양국이 국회 비준 사항으로 보지 않는다는 걸 분명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월 말에 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재경위는 2월 첫째·셋째 주에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관세 인상 시점이 특정되지 않은 만큼 합의 이행을 위한 입법을 얼마나 신속히 갖추느냐가 관건"이라며 "국회에 5건의 법안이 재경위에 회부돼 있고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발의한 법안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사태는 이재명 정부가 그토록 성공이라고 자화자찬했던 한미 관세 합의가 얼마나 불안한 구조 위에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한미 관세합의에 관해 우리 당에서는 국회 비준 동의가 우선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했으나 정부·여당에서는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없다고 했다"며 "결과적으로 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비준 절차를 외면해왔던 이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11월 말 민주당의 대미투자특별법 발의 뒤 정부는 이 사안에 대해 국회에 아무런 요구나 요청이 없었다"며 "이 상황이 올 것을 파악하지 못하고 손을 놓고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박수영 재경위 야당 간사도 "이재명 정부와 여당은 국회 비준 동의를 건너뛰고 대미투자특별법을 발의했지만 이후 적극적인 처리 노력은 없었다"며 "느긋하게 2월 중 처리를 시도하다가 관세 폭탄을 자처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긴급 현안질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송 원내대표는 "대미통상 상황 파악을 위해 국회에서 긴급 현안질의를 열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외교통일위원회는 28일 현안질의를 열고 한미 관세 협상 현안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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