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특별법 내달 상정…관세 인상 대응 분수령 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법적 절차 미이행을 이유로 관세 재인상 방침을 밝힌 가운데 여야가 사태의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섰다. 더불어민주당은 “비준 절차가 아니라 관련 입법이 마무리되지 않은 문제”라고 해명하며 다음 달 중 ‘대미투자특별법’(가칭)을 상정·심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국민의힘은 “비준을 외면한 정부·여당 탓에 통상 리스크가 현실화됐다”고 비판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7일 비공개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비준을 주장하면서도 특별법 제정에는 반대해왔다”며 “현재 관련 법안 5건이 국회에 회부돼 상임위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2월은 예산 정국이라 논의가 지연됐을 뿐”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협력해 조속히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민주당은 이날 당정협의회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2월 중 재정경제위원회에 상정해 심의하기로 했다.
정태호 재경위 민주당 간사는 “11월 법안 발의 이후 법안 숙려 기간을 거치는 중”이라며 “2월 첫째·셋째 주 전체회의에서 논의할 방침”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소모적 논쟁보다 입법 협조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한미 관세합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이후인 작년 11월 26일 MOU 이행을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을 발의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3500억 달러의 대미 전략적 투자를 위한 한미전략투자기금 설치 등 투자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와 여당이 한미 관세 합의에 대한 국회 비준 절차를 의도적으로 회피했다고 공세를 높였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미 관세 합의가 국회 동의 없이 추진된 결과가 이번 사태로 드러났다”며 “비준 절차를 무시한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당시 야당은 비준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지만, 정부와 여당은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고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준이 필요한 중대한 통상 합의를 체결하고도 절차를 외면한 것은 명백한 직무 태만”이라며 “국회 긴급 현안 질의를 통해 대미 통상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경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위헌적인 국회 비준 동의 '패싱'을 멈추고 국익과 산업을 위해 절차대로 빠르게 관세 협정을 마무리하라"고 강조했다. 대미투자특별법 심사 지연도 여당이 손 놓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회가 협정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직접 언급했다”며 “이번 합의가 국회 비준이 필요한 조약인지, 단순 양해각서인지조차 명확히 하지 않은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통상 불확실성 최소화를 강조하면서도, ‘비준’과 ‘입법’의 책임 공방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관세 인상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가 내달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