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속내는…관세 부과보다 ‘압박 카드’ 방점 [트럼프 관세 압박]

입력 2026-01-2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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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대미투자 조기 이행 위한 압박”
그린란드 사례 등 관세 공언 후 철회 사례 줄이어
무역협정 타결 이후에도 관세를 '지렛대' 삼아
국제사회 혼란 당분간 지속 우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의 포드 공장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디어본(미국)/로이터연합뉴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의 포드 공장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디어본(미국)/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와 의약품 등 주요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다시 2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우리 국회의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지연을 비판하며 다시 관세 카드를 꺼낸 것이다. 다만 미국 주요 언론들조차 직접적인 관세 부과 대신 한국의 ‘대미투자’를 조기에 끌어내기 위한 압박 차원의 발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산 관세 부과와 관련해 지난해 시작한 동맹을 겨냥한 관세 위협은 끝나지 않았으며 세계 무역 구조가 끊임없이 혼란에 빠지고 새로운 협상이 반복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P는 동맹국을 상대로 관세를 지렛대로 쓰는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거듭된 경고는 결국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AP통신은 이번 조치에 대해 “상호관세 위법 여부를 놓고 미국 연방대법원이 심리 중인 가운데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한 사례로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1ㆍ2심에서처럼 대법원도 “상호관세가 위법하다”고 판단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나 이번 관세 발표 역시 사실상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한국을 상대로 다시 관세 부과를 언급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 들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단속 요원들의 총격에 따른 미국 시민 사망 사건이 2건이나 발생하면서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스스로 정치적 위기를 초래한 상황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구체적인 경제 성과를 냄으로써 정치적 위기 국면을 돌파하려는 의도에 따라 한국을 압박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가 사실상 직접적인 관세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은 미국 현지에서 취재 중인 유럽 언론에서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은 아직 관세와 관련해 공식 통보를 받지 않았다”며 정책 집행의 혼선을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 역시 “예측 불가능한 상태가 시장의 불안을 초래할 것”이라고 진단하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동맹을 상대로 관세 부과를 공언했다가 철회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기간 “그린란드와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프레임워크)을 마련했다”며 그린란드에 파병했던 유럽 8개국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난해 취임 이후 수십 개국을 상대로 관세를 취소하거나 유예 또는 축소했다. 실제로는 애초 요구안보다 훨씬 적은 양보를 얻어내고도 대통령 스스로 ‘승리’를 선언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관세 위협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말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 중 약 27%만 실제로 시행됐으며 조치가 유지된 경우는 약 20%로 더 적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한국에 대한 25% 관세 부과) 집행은 불확실하다”며 “이미 양국이 무역협정을 맺고 합의한 내용을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놓고 국제사회의 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를 떠나기 직전 또 다른 지렛대 투척을 시사하며 태세 전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했던 유럽 8개국에 대한 관세부과를 철회했음에도 여지는 남긴 셈이다. 그는 “미국 국채를 팔아치운 유럽 국가들은 거대한 보복에 직면할 수 있다”며 “우리는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고 경고해 불확실성을 다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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