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노조법 개정안 반발…‘노란봉투법’ 시행 앞두고 정부와 막판 조율 [종합]

입력 2026-01-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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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노조법 개정 대응 TF’, 고용노동부에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안)에 대한 경영계 입장 전달
정부·재계, 3월 '노란봉투법' 시행 앞두고 21일 비공개 회동

▲경제6단체 및 경제단체협의회 회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노동조합법 개정안 수정 촉구 경제계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경제6단체 및 경제단체협의회 회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노동조합법 개정안 수정 촉구 경제계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경영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원청 사용자성 확대에 따른 산업 현장 혼선과 산업안전 지원 위축을 우려하며 정부에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정부와 재계는 이달 말 비공개 회동을 열고 하위 법령과 해석지침 수정을 놓고 막판 조율에 나선다.

‘경영계 노조법 개정 대응 TF’는 16일 경제단체와 주요 업종별 기업 의견을 수렴해 고용노동부에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안)에 대한 경영계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TF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관계 법령에 따른 원청의 법적 의무 이행이 곧바로 사용자성 판단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법령상 의무를 넘어 하청 근로자의 안전·보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거나 결정하는지 여부를 명확한 기준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계는 원청이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하청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자발적으로 취한 조치를 이유로 사용자성을 인정할 경우 산업안전을 위해 노력할수록 교섭과 파업 등 추가적인 법적 리스크를 부담하는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경우 하청과 하청 근로자에 대한 안전관리 지원이 위축되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작업환경과 관련해서는 하청의 사무공간·창고·휴게공간이 원청이 지배·결정하는 영역인지 여부를 사용자성 판단 요소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내하도급은 원·하청 간 계약을 전제로 하청 책임 아래 업무가 이뤄지는 구조인 만큼, 업무공간과 편의시설 문제는 원·하청 합의나 임대차 계약으로 조정할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TF는 하급심 판결에서도 하청 근로자 편의시설 제공은 원·하청 간 계약으로 조정할 문제로 본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치전환 역시 교섭 대상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합병·분할, 공정라인 재배치, 설비 이전 등 경영상 결정에 따른 인력 재배치는 불가피한 조치로, 이를 일률적으로 단체교섭 대상으로 포함할 경우 사용자의 정당한 인사권과 경영 판단을 본질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논리다. TF는 배치전환이 근로자 지위 박탈을 전제로 하지 않고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 핵심 근로조건의 중대한 변경이 반드시 수반되는 조치도 아니라며 교섭 범위 확대는 과도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재계는 법 시행을 앞두고 직접 소통에 나선다. 재계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1일 서울 모처에서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과 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 등 주요 그룹 임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김 장관의 제안으로 마련된 이번 만남은 법 시행 전 재계 의견을 하위 법령이나 고용부 지침에 반영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조율 창구로 평가된다.

앞서 김영훈 고용부 장관이 “노동계든 재계든 합리적인 안이라면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재계는 이번 회동에서 사용자 범위의 무분별한 확대를 막기 위한 지침 수정 요구를 집중 제기할 계획이다. 개정안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노동조건에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을 행사하면 사용자가 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계는 특히 원청 사용자성 판단 기준으로 제시된 ‘경제적 종속성’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동차·조선 등 제조업에서는 협력사가 특정 원청과 장기간 전속 거래를 하는 사례가 흔한데,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원청을 사용자로 간주할 경우 수많은 협력사 노조와 교섭해야 하는 경영 마비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하청 근로자의 안전관리에 나서면 사용자성이 인정돼 노조 교섭 대상이 되고, 반대로 개입을 줄이면 안전 의무 위반으로 처벌받는 모순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재계는 이번 회동에서 이러한 현장 우려를 전달하고, 쟁점이 되는 해석지침의 수정을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경영계 노조법 개정 대응 TF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와 업종별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TF는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법 개정에 따른 산업 현장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견 수렴과 대정부 건의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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