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 탈퇴' 유영현, 7년만에 학폭 피해자에 용서 받아⋯"진심 느껴져, 그 시절 놓아주려해"

입력 2026-01-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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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나비 전 멤버 유영현. (사진 제공=페포니뮤직)
▲잔나비 전 멤버 유영현. (사진 제공=페포니뮤직)

밴드 잔나비 출신 유영현이 학폭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았다.

14일 잔나비는 팬카페를 통해 유영현의 학폭 논란 이후 상황에 대해 전하면서 “이제는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앞서 유영현은 지난 2019년 5월 학폭 가해자 의혹에 휘말리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유영현은 학폭을 인정하고 팀에서 탈퇴하며 자숙을 알렸다.

당시 잔나비는 유영현의 상황에 모두 알리기로 약속했고 이는 약 7년 만에 지켜졌다. 잔나비는 유영현이 탈퇴 후 피해자와 진심 어린 소통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히며 피해자가 보내온 편지도 함께 공개했다.

피해자는 편지를 통해 “수년간 영현 씨가 지속적으로 저와 연락을 시도하며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하려고 노력했다”라며 “저는 그 진심을 느꼈고, 당시 방관자로서의 자신의 잘못과 책임을 깊이 받아들이며 긴 시간 스스로를 돌아봤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영현씨는 당시 저를 가장 심하게 괴롭혔던 친구들에게서 자필 사과문과 편지를 받아와 주었다”라며 “지인에게 이를 전하며 ‘그때 제가 겪은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었다’라는 말을 전했다고 들었다”라고 적었다.

피해자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오래 갇혀 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기분이었다. 사과문과 편지들, 그가 보여준 행동과 진심은 스스로도 풀지 못한 매듭을 풀어준 거 같다”라며 “그때 처음으로 이제 나도 그 시절을 놓아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제 저는 마음 깊이 감사하고 있다. 그의 노력 덕분에 긴 시간 붙잡고 있던 어둠 속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다. 이제 저는 제 삶의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되었다”라며 “이제는 정말 괜찮아요. 이 말을, 이제는 진심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라고 전했다.

한편 잔나비는 2011년 동갑내기 친구 최정훈, 김도형, 유영현이 결성한 밴드로 2015년 장경준, 윤결을 영입해 5인조로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 이후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등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국내 대표 밴드로 올라섰으나 2019년 유영현과 2021년 윤결이 탈퇴하며 위기를 맞았다.

이후 장경준도 결혼으로 팀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현재는 2인조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래는 피해자 편지 전문

시간이 참 많이 흘렀습니다. 그 시절의 일들로 인해 저는 오랜 시간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왔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의 장난’이었을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인생의 방향을 바꿔놓을 만큼 큰 아픔이었어요. 그 상처를 꺼내는 데에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고 그때의 마음을 솔직히 글로 남겼습니다.

당시 저는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단어 속에서 모든 것을 단순히 나누고 싶지 않았어요. 그때의 저는, 같은 반의 모두가 나를 비웃고 내 아픔을 외면했기 때문에 모두가 방관자이자 공범이라고 느끼며 살았습니다. 그 중 특히 잔나비 멤버로 유명해진 인물이 있었기에 그 이름을 통해 제 상처를 표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글 이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고 절대 용서하지 못할 것 같던, 잊을 수 없을 것 같던 상처였지만 저 또한 치유의 과정을 거치며 조금씩 과거를 마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당시 담임 선생님의 사과 문자도 받았고 수년간 영현 씨가 지속적으로 저와 연락을 시도하며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그 진심을 느꼈고, 당시 방관자로서의 자신의 잘못과 책임을 깊이 받아들이며 긴 시간 스스로를 돌아봤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현씨가 당시 저를 가장 심하게, 직접적으로 괴롭혔던 친구들에게 찾아가 자필 사과문과 편지를 받아와 주었습니다. 사실 그 친구들이 그 시절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저를 나약한 존재로 만들었던 친구들이었죠. 영현씨가 제 지인을 통해 그 친구들의 사과문과 편지를 전달해달라고 부탁했고 그때 제가 겪은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었다 라는 말을 전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편지들을 읽는 동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억울함이나 분노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너무 오래 갇혀 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그 사과문과 편지들, 그가 보여준 그 행동과 진심은 제가 스스로도 풀지 못했던 매듭을 풀어준 것 같았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이제는 나도 그 시절을 놓아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저는 압니다. 그 역시 그 시절엔 미성숙했고, 그 이후 오랫동안 자신을 돌아보며 제가 말했던 ‘방관자이자 공범’이라는 말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며 살아왔다는 것을요. 그리고 그가 제게 보여준 그 진심은 단순한 사과를 넘어, 한 사람의 용기이자 책임감으로 느껴졌습니다.

이제 저는 마음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의 그런 노력 덕분에 제가 긴 시간 붙잡고 있던 어둠 속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함께 마음을 써주며 책임을 나누어준 잔나비 멤버들에게도 고맙습니다. 그리고 늘 제 상처를 먼저 생각해준 00씨에게도 고맙습니다. 모두의 친구인 상황을 잘 알아요. 그 마음 잊지 않고 미안합니다.

이제 저는 제 삶의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에게도, 잔나비 멤버들에게도 앞으로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그들의 음악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저에게 그랬듯 또 다른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닿기를 바랍니다. 저도 제 자리에서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이렇게 다시 한 번 글을 쓰며 한번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게 그 시절의 나를 완전히 보내주는 길 같아요. 이제는 정말 괜찮아요. 이 말을, 이제는 진심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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