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신세계' 반대에도…이지스운용, 센터필드 매각 강행 이유는

입력 2026-01-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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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스자산운용
▲사진=이지스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이 서울 강남 핵심 오피스 자산인 ‘역삼 센터필드’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요 수익자인 국민연금과 신세계프라퍼티가 반대 입장을 굳히며 거래에 제동이 걸리는 양상이다. 각 자문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하며 매각 절차에 착수했지만, 최대 출자자인 국민연금을 비롯해 수익자 일부는 운용사 교체와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시장에서는 이지스의 매각 강행 부담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전날 센터필드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한 RFP를 배포하면서 입찰 시점을 3월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필드를 담고 있는 부동산펀드의 만기가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어, 실사와 자금 조달 협의를 감안해 조기 매각 절차를 밟으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3조 원 이상으로 거론되는 초대형 오피스 거래를 3개월 안에 입찰로 끌고 가는 것은 준비 기간이 짧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대 변수는 매각 추진 과정에서 수익자와 운용사 간 불협화음이 표면화됐다는 점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역삼 센터필드 자산 매각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수익자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부적절한 조치”라며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운용사 변경 및 법적 대응 검토 가능성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 역시 이번 매각 절차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지스 측에 운용사 교체를 통한 자산 이관 방침을 조만간 공식 통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연금과 신세계가 센터필드의 실질 지분 99%대(약 99.4%)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두 기관이 모두 매각에 반대할 경우 거래 추진 동력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센터필드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옛 르네상스호텔 부지에 들어선 프라임 오피스 복합시설이다. 지하 7층~지상 36층 규모의 트윈타워(2개 동)로 연면적은 약 23만9242㎡에 달한다. 강남권 수요가 이어지면서 평당 가격이 최대 5000만 원 수준까지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센터필드는 연간 약 300억 원 안팎의 배당을 제공하는 자산으로도 알려져 있다.

센터필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2018년 국민연금 등과 함께 개발한 자산이다. 당시 총 투자금은 약 2조1000억 원 수준으로 거론되며, 에쿼티는 약 8000억 원 규모로 국민연금이 5000억 원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하던 지분을 신세계 측이 인수하면서 현재는 국민연금과 신세계가 각각 50% 안팎의 지분을 보유한 구조다.

시장에서는 이지스가 만기 대응 차원에서 매각 절차를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수익자 반대가 공개화된 상황에서 매각을 강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엇갈린다. 실제로 매각 주관사 후보군에서도 혼선이 감지되고 있다. RFP가 배포된 만큼 실무적으로는 매각 준비를 진행해야 하지만, 매각 측인 이지스가 일정 조정이나 RFP 철회 여부를 확정짓지 않은 상태여서 딜 클로징(거래 종결)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이지스자산운용 자체 매각을 둘러싼 이슈도 맞물려 주목받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현재 경영권 인수전이 진행 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계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와의 본계약 체결 시점 등을 조율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지스가 자체 매각을 앞둔 시점에서 3월 입찰을 못 박으며 자산 매각까지 속도전을 거는 배경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강남 핵심 자산이 매각 테이블에서 내려올 경우 상반기 오피스 부동산 시장 흥행과 자금 판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 IB 업계 관계자는 “센터필드는 자산 자체의 매력도와 별개로 수익자와 운용사 간 입장차가 커지면서 거래 변수가 늘었다”며 “3월 입찰을 전제로 일정이 흘러가더라도 실제 거래 성사 여부는 수익자들과의 조율 과정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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