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승인 적법' 판결…360조 투자 '청신호', 새만금 이전론도 약화 전망

입력 2026-01-1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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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기후평가 미흡해도 취소 사유 아냐", 환경단체 소송 기각…2028년 착공 '탄력'

▲15일 서울행정법원이 환경단체의 취소 소송을 기각하며 '승인 적법' 판결을 내린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감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이동읍 일대 777만㎡에 조성되는 이 산단은 삼성전자가 36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라인 6개를 건설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특화 국가산단이다. (LH )
▲15일 서울행정법원이 환경단체의 취소 소송을 기각하며 '승인 적법' 판결을 내린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감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이동읍 일대 777만㎡에 조성되는 이 산단은 삼성전자가 36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라인 6개를 건설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특화 국가산단이다. (LH )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하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사업이 법원으로부터 '승인 적법' 판결을 받으며 본격 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

15일 법조계와 지역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이날 환경단체 기후솔루션 소속 활동가들과 시민 16명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낸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계획 승인처분 무효확인 및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 777만㎡ 세계 최대 규모…삼성 360조 투자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이동읍 일대 777만㎡에 시스템반도체 특화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2023년 3월 확정됐으며,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라인(팹) 6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12월 국토부로부터 산단계획을 승인받은 뒤 현재 부지 주민들을 상대로 토지보상을 진행 중이다.

△"평가 미흡해도 승인 취소할 위법성 아냐"

환경단체 기후솔루션 등은 탄소중립기본법이 규정한 온실가스 배출량 계산 및 감축 계획에 문제가 있다며 사업 승인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LNG 발전소 6기 건설로 연간 약 1000만( t)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도 실질적 감축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고, 필요 전력 10GW 중 7GW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이 누락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소송 자격은 폭넓게 인정했다. 환경영향평가 대상 지역 밖 거주자들과 환경단체 활동가들에 대해서도 기후위기 대응 관련 절차적 참여권과 정보 접근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원고 적격을 인정했다.

그러나 본안 판단에서는 원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LH가 제출한 기후변화영향평가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평가를 하지 않은 것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산단계획 승인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산단계획 승인과정에서 사업추진으로 얻을 이익과 잃을 이익 간의 득실 고려에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 온실가스 감축, "정부 재량 영역"

재판부는 온실가스 감축대책에 대해서는 정부에 상당한 재량이 부여돼 있다고 봤다.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부문별·연도별 이행대책 수립과 점검에는 정부에 재량이 있다"며 "장래의 불확실한 영향을 예측해야 하는 영역에서는 행정청의 판단을 폭넓게 존중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환경부가 조건부로 협의 내용을 통보하고, 승인기관이 이를 반영한 뒤 다시 환경부에 통보하는 방식도 법령상 허용된 절차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행정계획 수립 단계에서 사업성이나 효율성을 정확히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경우가 아니라면 행정 주체의 판단은 존중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2028년 착공, 2030년 가동 전망

이번 판결로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토지 보상은 차질 없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산단으로서 인·허가나 전력·용수 확보,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한 지원과 협조도 계속해서 원활히 이뤄질 수 있게 됐다. 공사는 2028년 10월 착공되고 2030년부터 단지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 새만금이전론도 약화 예상

산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판결이 개별 사업의 적법성 판단을 넘어 국가전략산업을 둘러싼 정책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고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와 장기간 준비가 필요한 반도체 국가산단 사업이 법적 분쟁에 발목 잡히지 않고 추진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반응이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반도체 국가산단의 새만금 이전론도 어느 정도 잦아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앞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발언 이후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지역균형발전론과 함께 '전기가 생산되는 지역에 공장이 들어서야 한다'는 논리로 용인국가산단의 새만금 이전론이 커진 바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전력과 용수 측면에서의 입지 조건, 고급 인력 수급과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를 고려할 때 이 같은 주장은 비현실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이전론에 환경단체 소송까지 맞물려 국가 핵심 산업인 반도체 경쟁력과 국가산단 조성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며 "법원 판결을 계기로 당면한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정부와 지자체, 사업주체들이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게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전략산업 vs 환경보호…법원 '정책 재량' 존중

이번 판결은 환경단체와 주민의 소송 자격을 넓게 인정하면서도, 대규모 국책사업 승인에 대한 사법부의 심사 범위는 제한적으로 설정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재판부는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정책 선택과 이행 방식에 대해서는 행정부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계획의 구체적 설계와 이행 방식은 정부의 정책 재량 영역에 속한다며, 장래의 불확실한 영향 예측이 필요한 사안에서는 행정청 판단을 폭넓게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가전략산업 육성이라는 정책 목표와 환경보호라는 헌법적 가치 사이에서 법원이 선택한 균형점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환경단체들은 "기후위기 시대에 화력발전 기반 산업단지 조성은 탄소중립기본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방안 마련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이동읍 일대 777만㎡(약 235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세계 최대 시스템 반도체 특화 국가산업단지다.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공장(팹) 6기를 건설하고, 60개 이상의 소부장 협력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600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정부는 통상 4년 이상 소요되는 후보지 선정에서 산단 지정까지의 시간을 1년9개월로 단축했으며, 2030년 반도체 생산공장 1호기 가동에 맞춰 도로·용수·전력 등 핵심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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