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숨고르기, 방산·자동차로 순환매 확산
환율 1450원대 부담 속 업종별 온도차 뚜렷

코스피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와 반도체 차익실현에도 불구하고 엿새 연속 상승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도체가 숨고르기에 들어선 사이 조선·방산과 자동차, 정책 테마주로 매기가 확산되며 지수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95포인트(0.75%) 오른 4586.32로 마감했다. 지난 2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지수는 4530.03으로 출발해 장 초반 한때 4500선까지 밀렸으나, 오후 들어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전환했다.
수급에서는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이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6034억 원을 순매도했고, 이 가운데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약 1조5000억 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 기관은 1조1967억 원, 개인은 1340억 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물을 받아냈다. 외국인은 현물과 달리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순매수에 나서며 포지션 조정 성격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전자주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0.14% 상승하며 강보합으로 마감해 지수 하단을 지지했지만, SK하이닉스는 1.59% 하락하며 12거래일 만에 상승 흐름을 멈췄다. 미국 반도체주 약세와 단기 급등 부담, 실적 발표 이후 재료 소멸 인식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조선·방산주는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미국 국방 예산 확대 기대가 지속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1.38% 급등해 121만4000원에 마감했다. LIG넥스원(2.07%), 현대로템(3.79%), 풍산(6.05%) 등 다른 방산주도 동반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자동차주 역시 강한 흐름을 보였다. 현대차는 7.49%, 기아는 6.65% 각각 상승하며 반도체를 대신해 시가총액 상위권에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매수세가 반도체 일변도에서 경기순환주로 확산되는 모습이 뚜렷했다.
테마성 종목도 눈에 띄었다. 미국 정부의 새 식이 지침에 김치가 발효식품 예시로 포함됐다는 소식에 대상홀딩스는 6.40% 상승했다. 풀무원은 3.56%, 오뚜기는 0.27% 각각 오르며 김치 관련 식품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반면 실적 부담이 부각된 종목들은 약세를 나타냈다. LG전자는 9년 만의 분기 영업적자 여파로 3.36% 하락했고, LG에너지솔루션도 전분기 대비 적자 전환 영향으로 0.82% 내렸다.
환율은 외국인 수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0원 오른 1457.6원에 마감하며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외국인 현물 매도와 환율 급등이 맞물리며 장 초반 지수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3.86포인트(0.41%) 오른 947.92로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개인과 기관의 순매수 속에 알테오젠은 6.79% 상승했고, 보로노이는 13.55% 급등했다. 반면 에코프로비엠(-3.01%), 에코프로(-3.93%) 등 이차전지주는 약세를 보였다.
임정은·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코스피 자금 이탈 규모가 컸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대형주 강세가 유지되며 지수가 방어됐다”며 “방산과 조선을 중심으로 자동차, 금융 등으로 순환매가 이어지며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고용지표와 물가지표, 실적 시즌 개막, 국내 금통위 등 이벤트를 앞두고 업종별 대응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