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단기 급등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경고종목’ 지정이 빠르게 늘고 있다. 코스피 공매도 거래대금도 연말 대비 60%대 급증하며 열기가 과열 구간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경계가 나온다. 다만 시장 전체 레버리지(신용거래융자) 비중은 과거 평균을 밑돌아 ‘전면 과열’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이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14개다. 섹터를 가리지 않고 테마가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한 점이 특징이다.
로봇 테마는 CES 2026 기대감과 맞물리며 변동성을 키웠다. 협진은 970원대에서 5거래일 만에 1700원대로 급등하며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다. 지정된 이후 1300원대로 급락하며 변동성이 커졌다. 원익도 두 차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단기 급등했으나 지정 이후 13% 이상 조정받았다.
우주항공 테마로 묶인 비츠로넥스텍은 지난달 초 9000원대에서 6일에는 1만9250원까지 치솟았고, 바이오(아미노로직스·앱클론), 부품·장비(씨티알모빌리티·인베니아)로도 과열이 번졌다.
이 사이 공매도 거래대금은 급증했다. 공매도 증가는 시장이 과열 구간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전날 기준 공매도 거래대금은 코스피 1조934억 원, 코스닥 29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합산 9856억 원에서 1조3861억 원으로 4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코스피는 4281억 원(약 64%) 급증했는데 외국인 공매도 거래대금이 4369억 원에서 8352억 원으로 91% 늘었다. 종목별로는 △한온시스템 38.98% △롯데쇼핑 32.52% △두산밥캣 30.20% △포스코인터내셔널 22.96% △LG생활건강 22.61% 등의 공매도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상승 랠리를 주도한 삼성전자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595억 원으로 가장 높았지만, 공매도 비중은 0.71%로 낮았다.
반면 코스닥은 275억 원(약 9%) 감소해 시장별 온도 차가 나타났다. 연초 주도주 랠리 과정에서 코스피 대형주 중심으로 차익·헤지 수요가 커진 반면, 코스닥은 기관 거래가 위축되며 대금이 둔화한 흐름으로 해석된다.
이른바 ‘빚투’ 규모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27조79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7일 기록한 27조5288억 원을 넘어섰다. 코스피 17조5901억 원, 코스닥 10조2061억 원으로 모두 증가했다.
다만 이같은 수치만으로 증시를 과열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전날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 시가총액은 총 4276조 원 규모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시총 대비 약 0.65% 수준이다. 2024~2025년 2년 평균 0.71%보다 낮은 만큼, 시장 전반의 레버리지 확대가 동반된 구조적 과열보다는 테마 중심의 단기 쏠림이 경고 지정과 공매도 확대를 동시에 자극한 국면에 가깝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상승세는 이익 성장이 뒷받침해 2020~2021년 강세장과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과 이익 모멘텀의 조합이 랠리의 근본 배경”이라며 “과거 이익 성장이 뒷받침됐던 강세장 당시 코스피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이 12~13배 레벨까지 리레이팅됐으며 현 강세장도 이와 유사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고가에도 밸류에이션 부담은 없다”며 “이익 개선이 주도하는 이성적 과열”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