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2.2조 '역대급' 매수…개인·기관 2.2조 매물 블랙홀처럼 흡수
박희찬 센터장 "영업이익 400조 시대, 4400선도 비싸지 않다…수급 우호 환경의 승리"

새해 첫 거래일부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4300선을 돌파한 코스피의 기세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5일 코스피는 다시 한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쓰며 4457.52에 안착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친 상장사 시가총액 합계도 전날 사상 처음으로 4000조 원을 돌파하며 한국 증시의 체급 자체가 한 단계 성장했음을 알렸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7.89포인트(3.43%) 오른 4457.5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홀로 2조2646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강력하게 견인했다. 반면 개인은 1조 4364억 원, 기관은 8465억 원을 각각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으나 외국인의 압도적인 매수세를 꺾지 못했다.
이번 랠리에서 주목할 점은 지수의 높이보다 ‘상승의 가속도’다. 12월 말 4100선에서 4200선으로 올라서기까지 4거래일간 숨을 고르며 에너지를 응축했던 시장은, 새해 들어 저항선을 종잇장처럼 뚫어내고 있다. 100포인트 마디를 돌파하는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는 양상이다.
4100선에서 나흘간 횡보하며 차익 매물을 소화한 코스피는 4200선을 넘긴 뒤 돌파 속도를 2일에서 1일로 단축하며 전례 없는 수직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루 3% 이상의 급등세를 '확신의 매수' 신호로 해석하며, 조정이 오더라도 그 깊이가 극히 제한적인 '강한 하방 경직성'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에 있음에도 외국인이 2.2조 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은 것은 이례적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늘 증시는 환율보다 실적 기대감이 크다"며 "올해 우리나라 상장사 영업이익이 4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4400포인트도 결코 비싼 수준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박 센터장은 외국인 수급에 대해 "국내 자금 복귀를 위한 우호적인 계좌 도입 정책 등이 유인책이 되고 있다"면서도 "현재 유입되는 자금이 단기성일 여지도 여전히 많아, 메모리 가격 등 업황 변화에 따라 분위기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신중론을 함께 제시했다.
이번 랠리는 반도체 '독주'를 넘어 시장 전반으로 온기가 퍼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장주가 중심을 잡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전력 등 원전 및 전력 인프라 관련주들이 급등세를 보이며 지수를 떠받쳤다.
박 센터장은 "세세하게 들어가 보면 반도체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호재들이 깔려 있다"며 "외국인들이 지난 금요일과 오늘 한국 시장 전체를 사고자 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향후 증시의 핵심 변수는 대외 정책과 지정학적 리스크다.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한중 공급망 복원 기대감을 키우며 우리 증시의 강력한 우군이 되고 있다. 반면,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침공 등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 요인이다.
현재 코스피는 고환율이라는 장벽을 실적과 정책 기대감으로 뚫어낸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 성과가 구체화되고 실적 시즌의 숫자가 기대를 충족할 경우, 1월 랠리는 예상보다 더 길고 가파르게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